'카드사' 불황형 흑자 기록, 새로운 수장교체까지…영향은?

전년 대비 카드 매출 늘었지만, 고물가 영향 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대표 "올해 카드업 경영 험난할 것"

한시은 기자

2025-01-08 14:32:0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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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뉴스 한시은 기자] 지난해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카드사들이 카드 수수료 인하라는 수익 악화 측면에 맞닥뜨렸다. 더구나 올해 계엄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으며 카드 매출이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새로운 먹거리 찾아 분주한 가운데, 최근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CEO가 모두 교체된 상황. 새로운 수장들의 위기 타파를 위한 정책적인 부분에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카드론 잔액 40조 돌파...역대 최대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해 11월 카드론 잔액은 42조5453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38조8791억원) 대비 3조 6665억원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로, 신용카드 인증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특히 이용자에 따라 상환 기간이 2~36개월로 다르며, 상환 방식에 따라서 자신이 지정한 개월수 대로 나눠 갚으면 된다.

카드사는 카드 결제 수수료가 낮아져 본업인 결제 부문에서 수익이 악화됨에 따라 대출 실적을 늘리는 추세다. 대출로 수익성 악화를 면하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이용자들의 연체율이 길어질수록 건전성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 총합은 39조3962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연말 특수에도 카드사 매출은 비상계엄 사태로 부진했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한·KB·삼성·현대카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4개 카드사의 합산 매출은 28조2045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5155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매출 증가는 카드론을 통한 대출 확대나 비용 절감으로 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금융위가 내달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 305만곳의 카드 수수료율을 낮춘다고 밝힘에 따라 본업인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카드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여신금융협회에서 8개 전업카드사 대표와 만나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논의했으며, 2월14일부터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감안해 인하 여력을 매출 30억 이하 가맹점에 고르게 배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0.50%→0.40%로 낮춘다. △연 매출 3~5억원은 1.10%→1.00% △연 매출 5~10억원은 1.25%→1.15% △10~30억원은 1.5%→1.45%로 각각 인하된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연 매출 3억원 이하 0.25%→0.15% △연 매출 3~5억원은 0.85%→0.75% △연 매출 5~10억원은 1.00%→0.90% △연 매출 10~30억원은 1.25%→1.15%로 각각 0.1%p씩 내린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대표, 올해 경영 키워드 변화·혁신 꼽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이달 초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대표가 모두 교체됐다. 이들은 신년사 및 취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방침으로 변화와 혁신을 꼽았다. 이들이 카드사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지 눈길이 쏠린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신임 사장으로 박창훈 신한카드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을 추천했다. 박창훈 사장은 취임사에서 카드업 위기를 짚으며, "고객 관점에서 작은 불편함도 없애는 페이먼트 프로세스 혁신과 스캔들 제고, 페이먼트 경쟁력에 따른 시장 지위 확대, 시장 지위 확대에 따른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을 강조했다.

신한카드와 업계 1위를 놓고 경쟁 중인 삼성카드는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대표를 선임했다. 김이태 사장은 신년사에서 '딥 체인지'를 강조하며 "딥 체인지로 대내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 지속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KB금융지주 재무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김재관 사장을 카드사 대표로 추천한 바 있다. 김재관 사장은 이달 2일 취임사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기 위해 빠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자"며 "'세상을 바꾸는 금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다짐했다.

하나카드는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성영수 사장은 취임사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금리인하 시기 지연은 생활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카드업에 위협 요인이라며 카드업계 수익 구조 다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여러 경쟁사에서 핵심 업무를 맡았던 진성원 사장을 신임 대표로 발탁했다. 진성원 사장은 "올해 카드업계의 험난한 경영환경을 예상하며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압축성장을 통해 전사적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인하는 지속해왔지만 이번 추가 인하로 카드사 입장에선 더 안 좋아졌다"며 "향후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을 모니터링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시은 빅데이터뉴스 기자 hse@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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