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 초록마을 인수 후 3년 만에 '적자의 늪'
초록마을 "직영 매장 100% 정상 영업" 강조

관련업계에서는 지난 2022년 대상그룹이 운영했던 유기농 식품 판매 업체 '초록마을'을 인수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신선식품 시장의 경쟁 심화 등이 정육각의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정육각의 기업회생 절차가 본격화 됨에 따라 초록마을에 대한 매각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육각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통보 받았다. 아울러 법원으로부터 포괄영업허가를 취득해, 회생 절차 진행과 무관하게 자율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정육각은 축산물 유통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해, 직거래 방식과 정밀 물류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연매출 4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2년 초록마을 인수 당시 정육각은 900억원의 인수자금 가운데 약 530억원을 투자금과 보유 현금으로 충당했다.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한 자금액이 목표치에 한참 미달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NH투자증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신한캐피탈에서 초록마을 주식을 담보로 300억원 단기 자금을 조달하며 인수 자금을 충당했다.
◆ "매각 가능성 없다"지만…초록마을 운명 '안갯속'
하지만 최근 정육각은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82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67억원, 지난해 말에는 56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지만 신선식품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변화돼 흑자 전환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육각은 지난 초록마을 인수 당시였던 2022년 270명에 달했던 직원 수를 130명 수준까지 감축하는 등 대규모 인력 조정을 진행했다. 현재 정육각의 직원 수는 100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초록마을 역시 적자 상태를 지속하며 재무 부담을 가중했다는 것이다. 초록마을의 영업손실은 △2022년 82억원 △2023년 86억원 △2024년 72억원이다. 초록마을 매장 수도 줄어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초록마을 가맹점 수는 2022년 당시 380개에서 현재 289개까지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정육각이 이번 회생 과정에서 초록마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회생계획안 작성 과정에서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자산 매각이 불가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육각과 초록마을 모두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어, 자금 회수를 원하는 투자자나 채권자 입장에서는 초록마을 매각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은 통상적으로 ‘핵심 사업 유지–비핵심 자산 매각’ 전략을 따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대내외 환경에서는 초록마을이 매각 대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정육각은 회생 절차 개시 이후에도 초록마을의 매각 가능성을 선을 긋고 있다. 정육각 관계자는 "회생 절차가 시작된 직후 주말인 지난 6~7일에도 초록마을의 직영 매장의 100%, 가맹 매장의 95% 이상이 문을 열며 정상적으로 영업했다"라며 "회생 절차 안에서도 정상 영업을 유지하며 자체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라고 밝혔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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