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구독료 58% 인상' 불구, 이용자 늘어...업계 1위 건재

'구독 서비스' 품질도 높였다, 멤버십 혜택 5조5000억원 투자
MAU 지난해 동기比 10% 증가…'전용 혜택 강화' 전략 통했나

최효경 기자

2024-09-11 16:13:45

쿠팡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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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쿠팡이 지난달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58%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수 증가를 기록하며 업계 1위 건재함을 증명했다.

지난 4월 쿠팡은 로켓배송 무료배송, 쿠팡이츠 무료배달 등 혜택이 있는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이 자사 멤버십 서비스 '쓱배송 클럽' 연회비를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추는 등 경쟁사들이 신규 회원 확보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려를 살 수 있는 행보다.

쿠팡은 신규 회원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지만 소비자 이탈을 우려해 기존 회원은 지난 8월부터 인상 구독료를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쿠팡 구독료 인상이 ‘탈쿠팡’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업계 1위 쿠팡의 입지에는 변화가 없었다.

최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8월 쿠팡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183만4746명으로 전월 대비 0.5%, 지난해 동기대비 10%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는 쿠팡 앱 출시 이후 역대 최대 사용자 수에 해당되며, 결제 추정 금액 역시 4조90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쿠팡이 내수 경기 침체라는 악재에도 구독료를 인상했다. 단순하게 구독료만 인상했다면 이용자 이탈이라는 문제가 발생했겠지만, 경쟁사와 차별화 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 품질도 같이 높였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구독료 인상에 따른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는데 성공했다.

앞서 쿠팡은 올해 무료 배송 및 반품, 전용 할인 등 와우 멤버십 혜택에 5조5000억원(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조원(30억 달러)에 비해 1조5000억원, 약 40%를 늘린 셈이다.

또한 최근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이커머스 쏠림 현상 심화에 한몫했다. 티메프 사태로 소비자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에 의존하기 위해 쿠팡 구독료 인상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쿠팡의 행보에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독점적 지위가 계속될 경우, 시장 지배력 남용 등 독점화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 위메프 사태로 인해 거대 쿠팡이 더욱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며 “1위 위상에 맞게 구독료를 인상하더라도 차별화한 장점을 잘 살려, 소비자에게 신뢰를 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구독료 인상에도 이용자 이탈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이 구독료 이상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쿠팡 플레이 콘텐츠 강화,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 확대 등 기존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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