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인수단 확대, 금리 메리트 앞세워 투자심리 자극
계속된 미매각 이력·높은 부채비율에 '흥행여부' 안갯속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GV는 이날 총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트랜치(만기구조)는 1.5년물(500억원), 2년물(5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도 열어뒀다. 아울러 희망금리밴드는 1.5년물의 경우 연 4.85%~5.45%, 2년물은 연 5.00%~5.60%로 각각 고정금리를 제시했다.
대표주관사로는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이며, 인수단에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CGV는 조달된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CGV는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신종자본증권, 회사채에서 모두 반복적으로 미매각이 발생했다. 지난 2024년 CGV는 1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 연 7.20%의 높은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에 최근 발행 규모를 400억원으로 줄였으나 이마저도 흥행에 실패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이거나 영구채로 발행되는 특성 때문에 채권이긴 하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후순위로 상환되는 만큼 선순위 채권보다 신용 등급은 낮고 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신종자본증권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는 것은 단순히 채권이 팔리지 않은 것을 넘어 기업의 신뢰도와 시장 내 자금조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CGV의 회사채 발행 조건을 보면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흔적이 뚜렷하다. 우선 금리 부분에 있어 고정금리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수요예측 실패 시 금리가 인상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했다.
또한 잇달은 미매각으로 인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증권사 10곳을 동원한 점도 흥미롭다. 미매각이 발생할 경우 인수 물량을 분산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CGV는 글로벌 시장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336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에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새롭게 연결 편입된 CJ올리브네트웍스가 CGV의 실적 개선에 보탬을 주는 점도 긍정적이다.
같은 기간 CGV의 총차입금은 2조5944억원이다. 팬데믹 이후 1000%가 넘었던 부채비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600%를 웃돌고 있다.
그렇기에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과 차입금은 CGV를 보수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여부는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최근 미매각 사례, 영업환경의 불확실성, 재무적 부담 등으로 인해 보수적인 투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iyr6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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