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논단] 지구 되살릴 호기(好機), 코로나19사태의 역설

기사입력 : 2020-05-04 09:00:00
center
남영진 / 한국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지구에는 인간이 바이러스이고 코로나19가 백신일 수 있다.”

코로나19사태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나 명사들이 언급했지만 가장 고개를 끄덕였던 말이다.

코로나사태로 숨진 우리나라의 요양원, 정신병원의 어른들과 감염치료 중 고통을 겪은 여러 환자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이들을 치료한 의사와 간호사, 소방관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생각하면 맘이 짠하다. 코로나이후 일자리를 잃고 방황하는 일용노동자와 직장인들이 하루빨리 이 고난을 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중국과 한국, 대만 등은 코로나 정점은 벗어났다고 하지만 미국, 일본 등에서는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럽과 러시아, 브라질 등 선진국에 이어 중후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주체들이 손을 놓아 한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수천만 명이 직장을 잃었다. 학교가 올스톱 되고 항공. 해운, 조선, 석유화학업계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로 만남까지 꺼려한다. 새로운 상태를 뜻하는 뉴노멀(新常態)과 코로나를 합쳐 코로노멀(coronomal)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지난 4월22일은 ‘지구의 날’ 50주년이었다. 저녁8시 전 세계가 10분간 소등했다. 불이 꺼진 파리의 에펠탑이 TV에 방영됐다. 코로나19사태로 전 세계가 칩거하고 우울할 때라 더욱 부각돼 지구촌에는 충격이었다. 성장과 과도소비, 불야성(不夜城)이라는 대도시에 전기불이 꺼지자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무조건 달려온 인간들도 삶을 한번 되돌아볼 기회를 가진 것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 사태 4개월간이 강제된 ‘지구 안식년’이 됐다. 인간들은 5년 정도를 주기로 안식년을 갖고 기운을 회복하곤 했다. 지구의 자연도 같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서울 북한산이나 설악산, 지리산 등 등산로에도 생태계가 망가지면 입산금지를 한다. 안식년 후 가보면 나무와 숲이 많이 회복된다. 코로나이후 서울의 미세먼지가 줄어 맑은 날이 많아 졌다. 중국 고비사막에서 오는 봄철 황사도 줄었다.

몇 년 전부터 날씨 예보시간에 미세먼지 좋음, 보통, 나쁨을 귀 기울여 듣고 마스크를 들고 외출했다. 문재인정권 들어서도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렸고 국민을 짜증나게 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대책기구를 만들 정도였다. 원인은 중국 탓이 크다. 우리나라 석탄발전소, 자동차배기가스, 산업공단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의 내부적 요인도 절반 정도란다.

환경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지난 4개월 경험으로 보면 맘만 먹으면 해결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도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었다.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에서 4분의1이 줄어들었다. 강과 바다도 맑아져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 수천마리가 산란하러 인도 해변을 찾아왔다. 숨쉬기도 힘들었던 인도의 뉴델리에서 수십 년 만에 히말리야 산맥의 원경이 보인단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운하에서는 관광객들을 태우던 곤돌라가 멈춰 서자 돌고래가 돌아왔다.

이미 세계가 힘을 합치면 지구환경이 회복되는 기적을 보았다. 80-90년대 언론에서 남극지방의 ‘오존층 파괴’문제다. 우주선에서 지구 사진을 찍은 타원형으로 노랗게 뚫린 오존층 파괴사진이 자주 실려 불안했다. 호주, 뉴질랜드 국민들은 직격 자외선 땜에 피부암공포에 시달렸다. 4-5년 전부터 언론에 ‘오존층 파괴’가 사라졌다. 냉장고의 냉매로 쓰는 프레온가스가 오존층 파괴의 주범이었다. 사용이 금지돼 20여년 만에 오존층이 되살아났다.

한 달여 뒤인 6월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이다. 1970년 4월 미국 위스컨신주의 상원의원부터 시작됐다. 한해 전인 1969년 캘리포니아주 해상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가 계기였다. 일대 해역이 기름으로 오염되면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민간운동이 일깨운 결실이다.

하버드대학생들이 참가하면서 첫 행사에 2천만 명 이상이 호응했다. 이번 코로나19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었던 뉴욕의 5번가에 자동차 통행이 금지됐다. 이날 센트럴파크 집회에는 60만 명이 참가했다. 여기서 ‘지구의 날’이 제안됐다. 1992년 브라질의 리우환경에서 지구온난화가 전적으로 인간의 책임임을 시인했다.

도쿄의정서에 이어 2012년 파리기후회의에서 2020년까지 지구 온도 억제목표를 1.5도로 합의했다. 그런데도 중국, 미국, 한국 등은 이를 무시해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은 환경위기를 ‘가짜뉴스’라고 몰아세우기까지 했다. 지난해 스웨덴의 툰베리소녀가 등장했다. 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며 비행기를 포기하고 보트를 타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뉴욕의 유엔총회장에 나타났다. 그는 세계지도자들을 향해 “어떻게 우리 세대들에게 그럴 수 있느냐?(Who dares to us?)며 질타했다. 이 모습이 전 세계에 방영되자 ‘노벨평화상 수상 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코로나19는 생물 멸종을 막는 기회일 수 있다. 브라질의 아마존 삼림, 중앙아프리카의 열대우림 등이 개발과 경제명목으로 파괴됐다. 지구온난화와 태풍, 돌풍 등 기후 재앙이 몰려왔다. 유엔은 기후 위기가 지구의 균형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깨뜨려 70년대 이후 50년간 이미 100만종의 생물이 멸종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기온이 오르자 바이러스도 더 빨리 변화해 면역력이 약한 인간을 공격한 거다. 인간은 무방비 상태로 당해 허둥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동굴에서 박쥐와 공존해오다 온난화로 밀려나와 인간 숙주로 갈아탔다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공격해올지 미지수여서 두렵다.<남영진 / 행정학박사·한국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