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수, 10년 만에 돌아온 연극 <나생문> 성황리에 개막

이병학 기자

2025-04-14 14:21:03

극단 수, 10년 만에 돌아온 연극 &lt;나생문&gt; 성황리에 개막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극단 수가 10년 만에 선보이는 연극<나생문>이 2025년 4월 11일,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성공적으로 개막했다.

이번 작품 <나생문>은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인물들의 상반된 진술을 따라가며, ‘진실’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관객은 극 속 이야기의 구조를 따라가며 주관과 객관, 사실과 해석의 경계를 성찰하게 된다. 극 속 무대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 연출 등이 조화를 이루며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공연 첫날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극단 수는 앞으로도 정통성과 실험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나생문>은 일본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비극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네 사람의 증언이 충돌하는 구성을 취한다.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들은 서로 어긋나고 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작품은 관객에게 이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흔히 믿는 ‘사실’이란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주관적인 것인지 보여준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나생문’은 원래 마을의 출입을 관리하는 성문이지만, 극 중에서의 ‘황폐해진 나생문’은 그 마을이 폐허임을 말한다. 이는 당시 사회가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 시대 교토는 지진과 기근, 질병으로 사람들의 삶이 극도로 피폐해졌으며, 버려진 시신이 쌓여 까마귀들만 남은 장소가 되었다.

<나생문>은 그런 극한의 시대 속, 사람들의 선택과 본능, 생존을 그린다.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사회적 지위와 입장을 가졌지만, 공통적으로 불안하고 이기적인 마음, 그리고 삶에 대한 확신 없는 태도를 보여준다.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말들 속에서, 관객은 '진짜'를 찾기 어려워진다. <나생문>은 진실이 아니라, 진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를 이야기한다. 각기 다른 시선 속에서 오히려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드러나며, 관객 스스로 답을 고민하게 만든다.

<나생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묻는다. “진실은 하나일까요? 아니면, 모두의 이야기 속에 나눠져 있을까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이 작품은 고전을 넘어 오늘의 이야기로, 우리 삶에 잔잔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전해줄 예정이다. 2025년 상반기, 가장 깊은 생각을 남기는 연극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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