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 미래 먹거리 핵심으로 K-콘텐츠가 부상하고 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도 앞다퉈 글로벌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 산업은 코로나 이후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 생존 전략으로 평가된다.
게임 산업은 한동안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라 불리며,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 진출 성공 여부가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넥슨, 글로벌 흥행으로 연 매출 4조원 달성 '눈앞'
먼저 넥슨의 경우 올 3분기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연결 기준 매출액이 조 단위를 넘어서며 업계 1위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넥슨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293억원, 영업이익 4672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글로벌 매출이다. 넥슨은 해외 문화권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현지화를 구현하는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달성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는 지난해 동기 대비 해외 매출이 23% 증가했다. 특히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 등 기타 지역에서는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7월 출시한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매출 75%는 북미·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첫날 13개국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이목을 끌었다.
한편 업계에서는 넥슨이 올해 연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일찍이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동시접속자 수 30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매출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124% 증가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넥슨의 3분기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 42%, 한국 35%, 북미·유럽 13%, 일본 4%, 기타 6%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미·유럽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93%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통해 동시 접속자수 55만명,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매출 1위 등 성과를 거두었다"라며 "우수한 게임성과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역량, 긴밀한 이용자 소통 등을 '퍼스트 디센던트'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넷마블, 3분기 흑자전환에 해외 시장 '정조준'
넷마블(251270)은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등의 흥행으로 올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넷마블의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은 64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넷마블 역시 해외 성공 여부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매출 중 해외 매출은 5005억원으로 77%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 43%, 한국 23%, 동남아 8%, 일본 7%, 기타 6% 등으로 집계됐다.
넥슨은 지난 11월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글로벌 출시하며, 해외시장을 다시 한번 정조준했다.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는 넷마블이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던 4종 가운데 하나로, 기획·설정부터 해외 이용자들을 겨냥해 넷마블의 북미 현지 자회사 카밤이 개발을 담당했다.
넷마블은 3분기 실적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가 두드러지자, 신규 출시작들을 앞세워 본격적인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넷마블은 게임사업뿐만 아니라 자회사를 통한 IP 사업까지 해외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1월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 엠엔비(MNB)는 '쿵야 레스토랑즈'를 통해 일본 패션 브랜드 스핀즈와 콜라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엠엔비는 넷마블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다.
엠엔비는 올해 첫 해외 팝업스토어 운영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사업을 확대,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등 신작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한데 이어 내년 '왕좌의 게임:킹스로드', '일곱 개의 대죄: Origin' 등 다양한 IP를 활용한 신작 9종을 글로벌 출시 준비할 예정"이라며 "넷마블은 좋은 IP를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연결해나가는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 '저니 오브 모나크' 글로벌 241개국 출시 '승부수'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036570)는 'SN' 중 유일하게 3분기 호실적 기록에 실패했다. 올해 새로 선보인 신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것은 물론, 국내 시장 사업에 안주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엔씨의 연결 기준 3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4019억원, 143억원으로 12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 늘었으며 특히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대비 76% 증가했다.
3분기 매출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 2862억원, 아시아 494억원, 북미·유럽 282억원으로 국내 매출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엔씨도 점차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엔씨는 스웨덴 신생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스(Moon Rover Games)'에 약 48억원 규모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엔씨는 이 투자를 통해 해당 회사에서 제작 중인 신규 FPS 프로젝트 '프로젝트 올더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이번 투자가 전세계 지역별 개발 클러스터 구축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기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엔씨는 이달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를 대만, 일본, 북미, 유럽 등 글로벌 241개국에 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만큼 메인 광고 모델 역시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를 발탁, 티모시 샬라메가 '아덴의 왕'으로 출연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지난 9월 사전예약 시작 후 두 달 만에 800만명을 달성하는 등 기대치를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잠재력을 가진 작품들을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트랜드와 환경에 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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