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 우려가 부각된 건설업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철강·유통·게임 등 전방위적으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포스코(AA+)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전망은 1∼2년 장기간에 걸쳐 신용등급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등급전망을 낮춘 핵심 배경으로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철강 수요 위축을 꼽았다. 나신평은 "향후 글로벌 경기둔화로 철강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회사의 사업실적은 지난해보다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등급이 이미 나온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되는 후행성 지표라고는 하나, 등급 전망 조정 방식으로 향후 경기침체 우려를 신용도에 본격 반영한 셈이다.
롯데하이마트(AA-)의 장기신용등급 전망도 이달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간 상태다.
나신평은 등급전망을 낮추면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추세 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로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주요 근거로 들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는 건설사뿐 아니라 건축장식자재 등 관련 기타 업종의 신용도에도 하향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인테리어 자재·자동차 원단 등을 취급하는 LX하우시스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낮췄다.
이 회사는 주택시장 경기와 연동되는 건자재 부문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최근 고금리 기조와 경기 하강으로 착공면적 및 주택매매 거래량이 감소해 당분간 건자재 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최근 게임기업인 넷마블에 대해서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스핀엑스 인수와 같은 기업의 개별적 이유도 있었지만 "게임업계 전반에 만연한 수익성 저하"도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가 됐다.
또 전날에는 GS리테일(AA)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내린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계속될 걸로 본다.
모승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재무제표"라며 "설령 내년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진정되더라도 재무제표가 후행적 통계이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하는 신용등급의 하향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입장에서 신용등급 강등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bd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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