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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생산에 가격 폭락 양배추...농민들 폐기 못하고 발만 동동

정부 수급안정대책 서둘러 마련해야

기사입력 : 2021-10-13 11: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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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조생인 ‘꼬꼬마’ 품종 9900㎡(3000평)을 재배한 해제면 박승록 씨는 “양배추 수확시기가 지나 벌써 터지고 있다. 후작으로 심을 양파모종은 자라는데 계약한 상인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서 “양배추는 양배추대로 양파는 양파대로 피해를 볼 상황”이라고 호소했다/사진=빅데이터뉴스
[무안=빅데이터뉴스 김정훈 기자]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동절기에 수확하는 양배추가 과잉생산 됨에 따라 가격이 폭락하면서 전남 무안지역 농민들이 정부와 지자체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무안군 양배추 재배면적의 70%가 해제면에 집중됐는데 극조생 양배추는 벌써 수확할 시기를 맞았다. 하지만 해제면 들녘은 온통 양배추로 뒤덮여 있다.

양배추는 통상 유통상인들과 농민들이 계약을 맺고 재배하는 경우가 70%를 차지한다. 밭 임대료와 관리비 명목으로 농가에 660㎡(200평) 당 120만원 정도를 지급하고 종자대와 수확은 상인들 몫이다. 추석 전에 계약금액의 30%를 지급하고 나머지 70%는 수확할 때 지급된다.

그러나 올해는 상인들이 추석 명절 전 선금을 지급하지 않았다.양배추 가격이 그야말로 똥값이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계약재배를 맺은 상인들이 전화조차 받지 않아 후속 작물을 심어야 하는 농민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해 양배추 상품 8kg 당 도매가격은 9월 29일 1만6620원, 30일 1만3530원, 10월 1일 1만353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29일 2642원, 30일 2599원, 1일 3238원으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 6분의 1토막 났다.

지난해 가격이 좋았기 때문에 재배면적이 많이 늘어 과잉생산 된 탓이다. 무안군이 파악한 결과 지난해 무안지역 양배추 재배면적은 415ha였다. 올해는 45% 늘어난 600ha 이상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인건비는 15~16만원으로 30% 정도 급등해 도저히 수지타산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는 미국흰불나방이 극성을 부리면서 농민들이 부담해야 할 생산비는 더 뛰었다.

농가당 많게는 일곱 차례 농약을 뿌린 곳도 있다. 농약가격과 살포에 동원된 인건비를 감안하면 660㎡ 당 70만 원 정도 생산비가 더 들었다. 120만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남는 것이 없지만 항간에는 상인들이 계약재배 금액을 60만원으로 낮추려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양배추 재배농민들이 더 답답해하는 이유는 또 있다. 10월에 수확하는 극조생은 후속 작물로 양파를 심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대로 갈아엎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상인들과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구두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함부로 갈아엎었다가는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 양배추 수확시기는 조생 10월말, 중생 12월 말, 만생 3월말까지다.

농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자동 계약해지 조항 등 농민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013년 의무화된 ‘농산물 포전매매 표준계약서’ 작성을 더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양파, 마늘과 같이 양배추도 정부가 관할하는 채소류 주산지 품목 지정이 필요하다.

극조생인 ‘꼬꼬마’ 품종 9900㎡(3000평)을 재배한 해제면 박승록 씨는 “양배추 수확시기가 지나 벌써 터지고 있다. 후작으로 심을 양파모종은 자라는데 계약한 상인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서 “양배추는 양배추대로 양파는 양파대로 피해를 볼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농협과 수출을 논의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전남도와 농식품부에 산지폐기나 시장격리 등 수급안정대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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