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낸 카카오, 주가 반등 열쇠는 AI·내수 확장

김유승 기자

2026-05-07 15:17:51

매출·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최대치
내수 시장 포화·불확실한 매출 구조 인한 의구심 여전
AI 접목해도 타깃 시장 작으면 기업가치 인정 어려워
지주사 개편과 함께 각 사업부 글로벌 자생력 키워야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키노트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키노트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카카오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다만 한동안 제자리걸음 중인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에도 전일 대비 2% 넘게 하락하며 엇박자를 냈다. 시장에서는 내수 시장 포화와 성장 동력 부재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I(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지만, 본질적인 매출 구조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카카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9421억원, 영업이익은 211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카카오톡’이 있었다. 광고 지면 확대와 메시지 광고 고도화에 힘입어 톡비즈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16% 늘어난 3384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는 분기 매출 3000억원을 처음 돌파했고,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다만 실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오후 2시 기준 전날보다 1050원(2.27%) 하락한 4만5250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6월 기록한 연고점 대비 30% 이상 낮은 수준으로, 최근 코스피 상승 흐름에서도 소외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AI 수익화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카카오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를 AI 에이전트 사업의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즉, 외부 커머스 파트너 연동 등을 통해 메신저 기반 서비스를 ‘에이전틱 AI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는 자체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통해 광고 매출 확대와 커머스 기회 확보, 검색 광고 시장까지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본질적인 문제가 플랫폼 포화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의 근본적인 문제는 플랫폼 포화와 내수 시장의 성장 한계”라며 “국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이미 정점에 도달했고, 광고·커머스·콘텐츠 모두 내수 경기와 연동돼 성장의 천장이 보이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어 “AI를 접목하더라도 타깃 시장 자체가 작으면 높은 기업 가치(밸류에이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쟁사인 네이버에 비해 확실한 수익 모델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포털과 쇼핑을 묶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 반면, 카카오는 초기에 강화하려 했던 플랫폼 사업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며 수익 모델이 확실한 비전이 있는 사업으로 안착한 게 없다”고 평가했다.

해외 빅테크들은 특정 산업을 장악하며 강력한 수익 구조를 만들었지만, 국내는 규제와 기존 산업과의 충돌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카카오 역시 카카오모빌리티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카카오톡을 제외하면 시장 내 확실한 1위 사업이 없고 영향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확실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아 시장에서 다소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된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돌파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자회사별 사업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김대종 교수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의존에서 벗어나 개별 자회사가 독립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구조로 가지 않으면 결국 내수 한계를 반복하게 된다”며 “지주사 구조 개편과 맞물려 각 사업부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선행 과제”라고 짚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사업 확대를 거론했다. 카카오엔터의 웹툰·웹소설 사업은 일본 ‘픽코마’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이를 동남아와 북미 시장으로 확장하고 IP를 애니메이션·게임 등으로 2차 가공해 수익원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크런치롤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핀테크 사업의 동남아 진출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 인프라가 미비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모바일 금융 노하우를 이식하는 전략이다. 현지 라이선스 취득이나 지분 투자 방식이 대안으로 꼽힌다.

B2B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확장 역시 과제다. 카카오워크와 카카오클라우드 등 기업용 서비스를 단순 내수용에 머물게 하지 않고, 아시아 중소기업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서비스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슬랙이나 팀즈가 주도하는 시장이지만 아시아 권역에서는 충분히 공략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 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대종 교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에서 입지를 굳혔으나 수익화 수준은 고도화에 이르지 못했다”며 “광고 기반을 넘어 구독 모델과 기업 계약, 데이터 판매 등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고, 동남아 라이드헤일링 시장 진출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