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삼성·SK·부품사까지 2분기 실적 잭팟 가능성 '솔솔'

김다경 기자

2026-05-12 15:36:44

HBM·범용 D램 동반 급등…AI 서버 증설에 메모리 공급 부족
MLCC·FC-BGA까지 수요 폭증…삼성전기·이노텍도 실적 개선 기대
“메모리만의 호황 아니다”…인프라 투자에 공급망 전반 수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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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가 메모리와 반도체 부품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기·LG이노텍 등 부품사들까지 실적 호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범용 D램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고, AI 서버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수요까지 폭증하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시장에서는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가격까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I 서버 증설과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재고 확보 수요가 겹치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2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3%, 낸드 가격은 7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D램 가격은 76% 급등하고 eMMC·UFS·SSD 등 낸드 기반 모듈 가격도 70~80%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일부 HBM 생산라인을 LPDDR5 등 범용 메모리 생산으로 전환하며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 수혜까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업황 개선 수혜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DS(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00% 이상 증가했다.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 더해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효과까지 반영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8단·12단 HBM3e 공급을 본격 확대하면서 AI 가속기용 메모리 시장 대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과 범용 메모리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투자 확대의 낙수효과는 부품업계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AI 데이터센터용 MLCC 수요 증가의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AI 서버 한 대에는 일반 서버 대비 최대 10~15배 수준의 MLCC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GPU와 전력 공급 안정성을 위해 초고용량·고적층 MLCC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기는 AI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MLCC 판매 비중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280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AI용 MLCC 라인의 가동률이 이미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1005 사이즈 47μf 초고용량 MLCC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버용 전력 안정화 수요가 커지면서 고사양 MLCC 중심으로 제품 믹스가 재편되는 분위기다.

FC-BGA 기판 시장 역시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AI 서버용 CPU와 GPU에는 고다층·고집적 패키지 기판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데 공급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이어서다.

삼성전기는 서버·네트워크용 FC-BGA 비중 확대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일부 제품군의 경우 이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도 AI 반도체용 기판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북미 스마트폰 고객사 중심의 광학솔루션 사업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FC-BGA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6% 증가한 2953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고객사향 카메라 모듈 공급 확대와 함께 베트남 생산기지 원가 개선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서버용 FC-BGA 사업 확대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초 2028~2029년으로 예상됐던 서버·네트워크향 고객 확대 시점이 내년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일부 HBM 라인을 LPDDR5로 전환하여 범용 메모리 판매 비중을 높이는 등 수익성 중심의 제품 믹스를 통해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8단 및 12단 HBM3e 양산 공급을 본격화하며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메모리만 좋거나 특정 부품만 사이클인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AI 서버 투자 확대가 메모리와 MLCC, FC-BGA까지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며 “AI 인프라 증설 사이클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체질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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