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17시간 줄다리기…끝내 이견 못 좁혀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2시 50분까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었으나 약 17시간에 걸친 마라톤 논의 끝에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사후조정은 조정 종료 후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중노위 중재로 다시 실시하는 절차다. 앞서 지난 11일 1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1차 회의에 이어 2차 회의마저 빈손으로 끝나며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최대 쟁점은 '성과급 지급 기준' 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고 12시간 가까이 기다렸으나 받아든 안은 오히려 퇴보한 내용이었다"며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제시된 안은 성과급 투명화가 아닌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이었다"며 "성과급 상한 50%도 그대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제도화를 요구했으나 이 부분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중노위는 이에 대해 다른 입장을 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에 제시한 것은 공식 조정안이 아니라 합의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라며 "조정안을 만들기 위한 여러 안을 제시한 것으로 공식 조정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가 주장하는 '퇴보한 조정안'과는 해석을 달리한 셈이다.
노조 측은 당장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대응에 주력하며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4만1000명"이라며 "현재 사측 안건으로 봤을 때는 5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더 이상 기다리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위법한 쟁의행위를 할 생각이 없고 적법하게 쟁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중재도 요원해진 상태다. 중노위 측은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크고 노조 측에서 중단을 요청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사후조정을 종료했다"며 "노사 합의로 추가 사후조정을 요청할 경우 언제든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남겼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경제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으로 인한 직접적인 생산 차질 피해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최소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주요 고객사 이탈 등 치명적인 중장기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규정된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는 예외적 조치다. 발동 즉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며 중노위가 다시 중재에 나선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을 시작으로 1993년 현대자동차,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헌정 사상 단 네 차례만 발동된 바 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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