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국립연구소와 극저온 난방 기술 개발·실증
LG, 118도 고온수 히트펌프 공급…공정열 시장 공략
한랭지·산업현장으로…고효율·온도 대응력 경쟁 확대
![삼성전자 'EHS 히트펌프 보일러' 라이프 스타일 [사진=삼성전자]](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8101609160093300ecbf9426b21123420656.jpg&nmt=23)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와 차세대 난방 기술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단일 압축기를 기준으로 영하 30도 이하의 극저온에서도 안정적인 난방과 온수 공급이 가능한 증기압축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도 최근 최대 118도 고온수를 공급할 수 있는 산업용 히트펌프를 공급하는 등 가정용을 넘어 산업 현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히트펌프는 전기로 열을 직접 만드는 대신 외부 공기나 지열 등에 존재하는 열을 냉매를 통해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냉방과 난방, 온수 공급까지 구현할 수 있고 투입 전력보다 많은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아 난방 전기화와 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히트펌프는 적용 환경에 따라 기술적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외기 온도가 낮아지면 외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열이 줄어들어 난방 성능과 효율이 떨어질 수 있고 산업 현장에서는 가정용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열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얼마나 낮은 온도에서 안정적으로 난방할 수 있는지 반대로 얼마나 높은 온도의 열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기술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동 연구에서 증기압축 기술을 고도화한다. 증기압축 기술은 냉매를 압축·순환시켜 외부의 열을 실내로 전달하는 히트펌프의 핵심 기술이다. 외기 온도가 낮아질수록 압축기와 냉매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는 만큼 극저온 환경에서도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연구는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한 뒤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실증할 예정이다. 페어뱅크스는 겨울철 기온이 영하 4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지역으로 삼성전자는 극한 환경에서 난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 장시간 운전 안정성, 온수 공급 성능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후 연구 결과를 다양한 히트펌프 냉난방공조(HVAC) 제품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히트펌프가 대응할 수 있는 온도의 상한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공급한 산업용 히트펌프는 출수 온도를 108도까지 높였으며 최대 118도의 고온수를 생산할 수 있다. 100도 이상의 고온수는 제지공장의 종이 건조, 식품공장의 살균을 비롯해 화학·정유 등 다양한 산업 공정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가정용 히트펌프가 주로 난방과 온수 공급을 위해 활용됐다면 산업용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공정열 자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용 범위가 넓다. 화석연료 보일러가 담당하던 고온 열원을 전기 기반 히트펌프로 전환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LG전자는 가정용 시장에서도 고효율을 앞세우고 있다. 히트펌프 시스템 보일러는 투입 전력 대비 약 4~5배 수준의 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기존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 대비 약 40~60%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럽 주거단지와 국내 제주도 히트펌프 보급사업 등을 통해 가정용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한랭지 대응 기술 개발도 병행한다. LG전자는 미국 알래스카와 노르웨이 오슬로, 중국 하얼빈 등에 한랭지 연구소를 운영하며 극한 기후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양사의 기술 경쟁은 HVAC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전략과도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에서 에어컨과 히트펌프 등 공조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에어컨·공조사업을 별도 ES사업본부로 분리해 가정용과 기업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냉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난방 전기화가 확산하면서 히트펌프를 포함한 HVAC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 시장이 확대되면서 효율을 높이는 것도 있지만 극한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하고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고온 열까지 구현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극저온과 고온 영역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히트펌프의 적용처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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