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리서치 "TV 시장, 물량이 더 중요한 시대…한국 업체 수성해야"

김다경 기자

2026-08-12 16:09:12

삼성·LG 매출 우위 지속…중국 출하량 확대
미니LED·RGB 앞세운 中, 화질 경쟁력 높여
삼성·LG ‘프리미엄+LCD’ 투트랙 대응

12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Display Next 2027: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2027 시장의 승부처’ 세미나에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가 '현대 사회의 세트 트렌드가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다경 기자]
12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Display Next 2027: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2027 시장의 승부처’ 세미나에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가 '현대 사회의 세트 트렌드가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다경 기자]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글로벌 TV 시장에서 물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매출 기준 시장 우위를 지키는 사이 중국 업체들이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니LED를 앞세워 화질 경쟁력까지 높이고 있다. TV가 광고·콘텐츠·OTT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하면서 플랫폼 설치 기반 확보도 중요해지고 있다.

12일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Display Next 2027: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2027 시장의 승부처’ 세미나에서 TV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짚으며 "지금은 하드웨어 경쟁이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다"라며 "한국 업체들이 물량을 수성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TV가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되면서 출하량이 향후 플랫폼 수익의 기반이 되고 있어서다. 제품 한 대를 판매할 때 발생하는 하드웨어 수익뿐 아니라 광고·콘텐츠·OTT 등 판매 이후의 수익을 확보하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TV 설치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TV 제조사는 제품을 판매한 뒤에도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OTT·광고·콘텐츠 등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실제 LG전자의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은 2024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말 기준 webOS 플랫폼의 글로벌 설치 기반은 약 2억6000만대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올해 2월 1억명을 넘어섰다.

최근 글로벌 TV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이 확대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은 삼성전자 17%, TCL 14%, 하이센스 13%, LG전자 9% 순이었다. 삼성전자가 단일 업체 기준으로는 1위를 유지했지만 TCL과 하이센스의 합산 점유율은 27%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 26%를 1%포인트 웃돌았다.
TCL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TCL의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은 2024년 1분기 11%에서 2025년 1분기 12%, 올해 1분기 1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6%에서 16%, 17%로 큰 변화가 없었다. 삼성의 1위 자리는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더 빠른 속도로 출하량을 늘리며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저가 LCD TV를 앞세워 물량을 확대했다면 최근에는 미니LED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LCD 제품군까지 공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 TV 업체들이 물량을 늘려가는데 미니LED를 하면서 기술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우위가 여전히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31.3%의 점유율로 21년 연속 1위를 지켰다. LG전자도 14.8%로 2위를 기록했으며 TCL(13.3%), 하이센스(10.6%)가 뒤를 이었다.

이는 한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 LCD와 MiniLED 제품을 앞세워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여기에 화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RGB 미니LED의 등장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기존 미니LED가 LCD 패널 뒤에 배치한 다수의 LED 광원을 정교하게 제어해 명암비와 밝기를 높이는 기술이라면 RGB 미니LED는 적·녹·청(RGB) LED를 활용해 색 표현력을 한층 높이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RGB 미니LED는 OLED와 거의 화질 차이가 적다”라고 평가했다.

한국 업체들도 RGB 계열 기술을 앞세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삼성이나 LG도 중국 업체에 대응해서 RGB 미니LED를 안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OLED를 통한 프리미엄 제품 경쟁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니LED 계열 제품으로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를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마이크로 RGB TV를 주요 신제품으로 내세우며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헌 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앞세우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TV와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에보와 마이크로 RGB 등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앞세워 경영성과 개선을 이어가는 한편 원가 경쟁력 개선과 재고 건전성 유지, 경쟁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올레드 등 주력 프리미엄 제품은 판매 단가가 높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올레드와 LCD를 함께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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