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공모 매입 프로그램, 산은 400억원 인수
신용등급 BBB0 8년째 '변화없어' 부채비율 211.6%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오는 19일 총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1.5년물(6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아울러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30~+3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 맡았으며, 인수단은 iM증권과 사모사채 공모매입 프로그램에 따라 산은이 참여했다. 이번 이랜드월드가 발행하는 회사채 자금 600억원은 전액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 산업은행 등에 다시 올라탄 이랜드월드
이랜드월드는 지난 2023년 8월 발행한 6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해당 회사채 이자율은 7.80%다.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는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 5.971%에 가산금리 +30bp를 더할 경우 6.271%에 해당된다. 금리를 내려 차입 구조 개선을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앞서 이랜드월드는 지난 2023년에도 산은의 저신용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1000억원을 시장에서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산은은 이랜드월드 발행물 1.5년과 2년물을 각각 420억원, 280억원을 인수했다. 이는 전체 모집 물량의 70%에 달한다. 이번의 경우 산은은 이랜드월드 전체 모집 물량에 66.67%를 부담한다.
◆ 이랜드월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일부 충족
신용등급이 BBB급 비우량채들도 올해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올해 초 흥행에 성공했던 △HL D&I 한라 △두산 △한진은 모두 BBB+이다. 그러나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은 'BBB0'다. 신용등급을 놓고 이들 기업과 비교 불가할 뿐만 아니라, 산은을 등에 업었음에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과거부터 이랜드월드는 회사채 시장에서 완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021년에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모집액에 못 미치는 주문을 모았다. 지난 2015년에는 수요예측 참여 금액이 '0'을 기록하는 굴욕을 당기기도 했다.
이에 더해 이랜드월드 신용등급 및 전망 스플릿은 8년째 그대로인 상황.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와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을 'BBB0, 안정적',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BBB0,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용등급 스플릿은 신용평가사마다 평가 기준과 모델, 수집 정보가 다를 때 발생할 수도 있지만 해당 기업의 산업 전망과 긍정·부정적 의견이 맞설 때 발생한다.
더욱이 이랜드월드는 신용등급 하락 기준마저 일부 충족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힘들다는 평가도 따른다. 지난 13일 한기평은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9월 기준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211.6%에 해당된다.
나신평에서도 이랜드월드의 총차입금/EBITDA(배) 초과 수준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지난 2020년 말 이랜드월드 총차입금/EBITDA(배)는 16.0%로 지난해 3분기 8.7%로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하락 기준을 일부를 충족하고 있다.
예컨대 이랜드월드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마곡 R&D센터 △중국 물류센터 2기 등 높은 자본적 지출(CAPEX) 부담을 안고 있다. 또한 이랜드파크 해외 자회사가 발행한 영구 전환사채 상환(1300억원)으로 총차입금이 2021년 말 4조6873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5조 43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랜드월드가 과중한 차입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은 비우량채라는 점에서 산은 도움이 없이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그나마 물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소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채비율 등 자금 조달이 급한 이랜드월드 입장에선 산은을 등에 업는 게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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