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포를 모티프로 생명의 순환과 재생을 표현해온 그는 이번 인사동 전시회를 통해 "매일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전시를 앞둔 작가와 작품 세계, 그리고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이번 전시 제목이 '오늘의 탄생'입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우리 몸의 세포는 매일 사멸하고, 동시에 새롭게 생성됩니다. 이 반복은 끝이 아니라 언제나 다시 시작되는 '오늘'을 의미해요. 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매일 주어지는 하루가 수많은 세포처럼 조용히 태어나고 사라지지만, 그안에 살아있음의 기적이 있고 인생의 희노애락속에서도 담대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Q. '세포'를 작품의 주요 모티프로 삼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면서 지천에 깔린 산딸기의 영롱한 색채와 시큼달콤한 느낌에 몸이 반응했던 강한 기억이 있어요. 그때의 생생한 감각이 지금까지 남아 있죠. 어느 날 문득 작은 산딸기의 생명력과 형태를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세포에 대입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세포가 제 작업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Q.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특별히 하시는 루틴이 있나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연의 리듬을 느끼는 시간을 통해 에너지와 영감을 모읍니다. 그렇게 모은 것들을 캔버스에 쏟아내는 거죠. 그래서인지 제 작품에는 그날그날의 감정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기는 것 같아요.

Q.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해서 봐야 할 작품이 있다면요?
모든 작품이 소중하지만, 대표작인 '오늘의 탄생'을 꼽고 싶어요. 깊은 청색 배경 위에 다양한 색채의 세포들이 떠다니는 작품인데요, 오른쪽의 큰 타원형 공간은 생명이 탄생하는 근원지를 상징합니다. '다시 흐르는 시간'도 애정이 가는 작품입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시 시작되는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Q. 지난 5월에도 같은 인사동 57th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하셨죠. 그때와 이번 전시의 차이점이 있다면?
5월 전시 '새롭게 하소서'는 일상의 갱신과 영적 재생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오늘의 탄생'은 좀 더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생명의 순환을 다루고 있어요. 세포의 소멸과 생성이라는 자연 현상을 통해 삶의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관람객분들이 두 전시의 연결고리를 느끼신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 같아요.
Q. 관람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길 바라시나요?
제 작품은 추상적 요소와 구상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어요. 그래서 제 의도보다는 관람자분들이 자유롭게 즐기고 해석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누군가는 우주를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바다를 느낄 수도 있겠죠. 연말연시에 인사동을 찾으셔서 좋은 에너지를 받아가시길 바라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작업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앞으로도 자연과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또한 환경과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작품도 구상 중이에요. 예술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전시를 찾을 관람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시기에 제 전시를 찾아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인사동 골목길을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전시장에서 잠시 멈춰 자신의 '오늘'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는 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있으니까요. 많은 분들의 방문을 기다리겠습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