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1시간30분 전 극적 타결…파업 전면 유보

조재훈 기자

2026-05-20 23:13:12

김영훈 장관 중재 6시간 만...임금협약 잠정합의안 도출
노조 "송구하다" 사측 "상생 계기 되길"...양측 갈등 봉합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밤 총파업 돌입을 불과 1시간30분 앞두고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극적으로 도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선 지 약 6시간 만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0시 27분 조합원 대상 투쟁지침을 통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예고한 총파업은 추후 별도 지침 시까지 유보한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 역시 같은 날 오후 10시 36분 투쟁지침 3호를 발표하고 "투쟁지침 2호로 선포한 총파업은 별도 지침까지 유보한다"고 공지했다. 21일 0시를 기해 현실화될 뻔했던 파업이 막판에 봉합됐다.

노사는 이날 오후 4시 20분부터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 장관 주재로 최종 협상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18일부터 이어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1·2차 사후조정이 50시간을 넘기고도 결렬되면서 장관이 직접 중재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오전 3차 사후조정에서도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두고 합의가 무산됐지만, 저녁부터 재개된 교섭은 오후 10시 30분경 최종 합의안 도출로 마무리됐다.

최대 쟁점은 성과급 공통 배분 비율이었다. 노조는 당초 성과급 재원의 70%를 전체 사업부에 공통 배분하고 나머지 30%만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요구했다. 이후 공통 배분 비율을 40%로 낮춘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공통 배분 40%, 차등 지급 60%를 주장하며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했다. 특히 반도체(DS)부문 산하 파운드리사업부·시스템LSI사업부 등 적자 사업부 직원에 대한 성과급 보장 수준을 놓고 양측의 간극이 컸다. 잠정합의안은 이를 절충한 중재안을 토대로 도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부 문제로 염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 부사장은 "잠정 합의가 상생으로 이어가는 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삼성 노사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변화 속에서 대화로 해결한 게 K민주주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신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정치권과 정부까지 개입한 국가 산업 이슈로 비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관련해 "선을 많이 넘는다"고 공개 언급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김 장관에게 막판 중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AI 반도체 공급망과 글로벌 고객사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으며, 정부도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최종 타결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3일 오전 9시부터 28일 오전 10시까지, 초기업노조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각각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내 강경 기류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투표 결과가 최종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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