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제작한 우즈벡 고속철, 첫 영업운행 시작

채명석 기자

2026-05-06 09:28:55

2024년 첫 수출한 국산 동력분산식 고속 철도차량
사막 기후 최적화된 수송 효율로 교통 편의 제공

현대로템이 제작 수출해 현지에서 영업운행을 시작한 우즈벡 고속철도차량. 사진=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제작 수출해 현지에서 영업운행을 시작한 우즈벡 고속철도차량. 사진= 현대로템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해외에서 역사적인 첫 상업운행을 개시했다.

현대로템은 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우즈벡)에서 신규 고속차량의 영업운행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이번 고속차량은 수도 타슈켄트와 서부 지역의 실크로드 대표 도시인 히바를 가로지르는 현지 최장 철도 노선(약 1020km)에 투입됐다.

이 고속차량은 국내에서 영업운행을 통해 기술력과 안정성을 입증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이음(EMU-260)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장거리 주행에도 안전하고 쾌적한 탑승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혹서기·사막 환경에 대응한 방진(防塵) 설계 등 현지 맞춤형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현대로템은 고속차량 개통이 우즈벡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슈켄트에서 히바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번 고속차량 개통으로 기존의 절반 수준인 7시간 안팎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실크로드의 중심지인 히바는 최근 급증하는 현지 해외 관광객의 주요 거점 도시다.

개통으로 국내 고속차량 산업 생태계의 동반 성장 효과도 기대된다. 한국형 고속차량의 국산화는 해외 수출을 장기 목표로 잡고 20년 넘게 민관이 합심해 연구개발(R&D)과 안정화 단계를 거듭했다.
우즈벡 고속차량 사업에 참여한 국내 600여 개 고속차량 부품 협력사는 첫 해외 영업운행 실적으로 제작과 납품, 현지 인도까지 현대로템과의 안정적인 협업 체계와 공급망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했다. 이는 국산 고속차량의 향후 수출 거점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2024년에 우즈벡 철도청(UTY)과 국산 고속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산화 고속차량의 첫 해외 진출을 이뤄냈다.

2025년 12월 10일에는 경남 창원시 마산항에서 ‘우즈벡 고속차량 초도 편성 출항식’을 진행했다. 당초 일정을 앞당겨 공급한 것이다.

현대로템이 현지에 공급한 우즈벡 고속차량은 총 42량(편성당 7량) 구성이다. 현지 맞춤형으로 궤도 폭이 넓은 광궤용 대차가 들어가는 이 차량은 사막 기후의 높은 고온과 모래 바람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는 방진 설계가 적용됐다. 총 1286km에 달하는 현지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만큼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시속 250km로 달리는 이 차량은 기존 현지에서 운행되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보다 높은 가감속 효율을 보이며 편성에 따라 최대 389명의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총 3단계(VIP, 비즈니스, 이코노미)로 좌석을 나눠 승차 목적에 따른 편의도 제공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즈벡 고속차량 사업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내 부품 협력사와 함께 유지보수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산 고속차량의 수출 거점을 늘려 K-철도 동반 성장 토대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고속차량 국산화는 해외 수출을 장기적 목표로 착수 돼 약 30여 년간 연구개발과 안정화 단계를 거듭하면서 2조7000여억 원 이상의 민관 자본이 투입됐다. 1994년 당시 프랑스 철도차량 제작사인 알스톰(Alstom)과 맺은 고속차량 제작 기술 이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다 제 3국으로의 수출 불가 등 제약이 뒤따랐기 때문에 한국형 고속차량 개발 필요성에 무게가 실렸다.

결국 1996년 현대로템을 포함한 70여개 산·학·연이 참여한 대형 국책 과제인 ‘350km/h급 한국형 고속차량 HSR-350X(G7)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 착수됐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2008년에 첫 국산 양산형 고속차량인 KTX-산천이 출고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고속차량 국산화에 성공한 철도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2019년에는 KTX-이음의 첫 출고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까지 보유한 국가로 기록된 데 이어 2022년 성능이 향상된 KTX-청룡까지 성공적으로 출고됐다.

특히 ‘속도 350km/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 및 제조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돼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유출 시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 기술을 말한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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