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지배구조 논란 속 이사회서 발뺐다...‘미등기 회장’ 체제 돌입

김다경 기자

2026-02-24 17:11:45

최대주주 지위 유지…경영 영향력은 지속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조현범 회장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서 물러나며 미등기 회장 체제로 전환한다. 등기임원직에서는 사임하되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는 방식으로, 최근 불거진 각종 소송과 지배구조 논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조 회장과 박종호 대표의 각자 대표 체제는 박종호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 배경으로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들었다. 최근 오너 일가 간 갈등이 이사회 운영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이사회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절차적 논란으로 회사가 소모전에 빠지는 상황을 막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사업 실행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은 최근 이어진 사법 판단과 주주 행동주의 움직임이 맞물린 시점에 이뤄졌다. 앞서 조현식 전 고문이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에서 법원은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소액주주연대가 조 회장의 구속 기간 중 보수 지급 문제를 제기하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된 상태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동이 없는 만큼 조 회장의 경영 영향력 자체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주사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은 지배구조 논란이 장기화하는 상황을 의식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현재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약 42%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친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우호 지분율은 약 47%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추가적인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 회장은 이사회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그룹 경영 전반에는 계속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도 미등기 회장으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 측면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타이어 부문 매출이 약 10조318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도 지난해 4분기 기준 49.2%까지 상승하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업체인 한온시스템 인수 효과가 반영되면서 연결 기준 매출은 약 2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재계에서는 그룹 외형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지배구조 논란이 경영 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연대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정관 개정을 추진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주주연대 측은 이번 사임이 자발적 결단이라기보다 법원의 주총 결의 취소 판결 이후 나온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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