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안전 국제 표준 ISO 26262 획득
설계·품질 검증 전 과정 안전성 입증
올해 자체 개발 반도체 2000만개 양산

이번 인증으로 향후 현대모비스가 표준화된 R&D 절차를 거쳐 설계하는 차량용 반도체는 제품 단위로 인증을 받은 것과 동일한 신뢰성을 자동으로 확보하게 됐다. 특정 제품 단위를 넘어 반도체 설계부터 품질 검증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국제적으로 인증받았다는 의미다.
ISO 26262는 차량용 전기·전자 시스템의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국제 표준이다. 2018년부터 차량용 반도체에도 적용돼 왔다.
통상 마이크로 컨트롤러(MCU)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이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반도체는 단일 제품으로 인증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현대모비스 사례처럼 R&D 플랫폼 전체를 인증받는 것은 흔치 않다고 알려졌다.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인프라와 설비는 물론 위기 관리 능력, 연구원의 기능 안전에 대한 의식 수준까지 다양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ISO 26262 인증을 위한 차량 안전 무결성 기준(ASIL)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D' 등급을 받았다. ASIL은 A부터 D까지 총 4단계로 나뉘며 D등급은 99% 이상 엄격한 신뢰도로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에어백용 통합 반도체, 친환경차용 전원 반도체, 모터 제어용 통합 반도체,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전원 반도체 등 16종에 달하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파운드리(수탁 생산 전문)에서 양산하고 있다. 올해 생산되는 반도체 수량만 2000만 개가 넘는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 램프, 통신용 반도체와 네트워크 시스템 온 칩(SoC)등 차세대 반도체 11종을 3년 내 개발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반도체 경쟁력 향상으로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부품사와 벌이는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자동차 산업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고객사들도 표준 인증 체계를 갖춘 부품사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희현 현대모비스 시스템반도체실장 상무는 "이번 인증으로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좌우하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전략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며 "기술 내재화와 함께 국내외 주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기능 안전을 강조한 연구개발 환경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기능 안전 인증을 받으며 확보한 노하우를 국내외 주요 협력사와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독자적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도 나선다. 그동안 북미와 유럽,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기술 경쟁력을 협력사들과 함께 높이고 대외 신인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글로벌테크놀로지와 공동 연구실을 신설하고 스마트 앰비언트 차세대 램프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동운아나텍과는 구동 통합 반도체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앞뒀다. 이밖에 파운드리 기업과도 적극적인 공조에 나설 계획이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howing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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