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이츠, 외식 브랜드 선택과 집중…"자연별곡 존재감 키울까"

최효경 기자

2025-08-11 10:22:18

이랜드, 19개 F&B 브랜드 중 절반 가량 매각 추진
애슐리·자연별곡 등 4개 브랜드에 사업 역량 '집중'
자연별곡, 핵심 브랜드 시너지 낼까…"전략적 투자해야"

(왼쪽부터) 애슐리, 자연별곡 매장 사진. ⓒ이랜드이츠
(왼쪽부터) 애슐리, 자연별곡 매장 사진. ⓒ이랜드이츠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이랜드그룹의 자회사 이랜드이츠가 9개 F&B 브랜드를 매물로 내놓으며 사업 개편에 나선다. 전체 외식 브랜드 중 실적 기여도가 낮은 브랜드를 정리하고 핵심 브랜드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다.

매각 추진 대상에서 제외된 주력 브랜드는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이다. 이랜드이츠는 소수 브랜드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한식 뷔페 브랜드 자연별곡이 주력 브랜드로 발탁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낸다. 애슐리는 이랜드이츠 전체 매출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자연별곡은 미미한 존재감 속에서 출점 확대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이랜드, 9개 브랜드 매각 추진…핵심 사업 키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는 다이닝 브랜드 6개, 카페 브랜드 3개 등 9개 브랜드의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가 맡는다.
매각 대상이 된 브랜드는 △반궁 △스테이크어스 △테루 △데판야끼다구오 △아시아문 △후원 등 6개 다이닝 브랜드와 △더카페 △카페루고 △페르케노 등 3개 카페·디저트 브랜드다.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로운 등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랜드이츠는 지난 2019년 이랜드파크의 외식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19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매각을 통해 전체 운영 브랜드 중 절반에 가까운 브랜드를 정리하고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를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전략은 이랜드이츠가 지난해 물적분할 이후 약 5년 만에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사업이 안정권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이랜드이츠의 매출은 4705억원,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2%, 79% 증가했다. 이번에 매물 대상이 된 9개 브랜드는 전체 실적에서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각 브랜드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고려했을 때 매각가는 수백억 원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애슐리퀸즈를 비롯해 뷔페 브랜드가 잘 성장하는 가운데 이랜드이츠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여러 가지 안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 111개 점포 애슐리퀸즈 연매출 4000억원, 자연별곡 점포 수 2개?

한편 일각에서는 이랜드이츠가 핵심 브랜드로 발탁,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소수 브랜드가 선택과 집중의 사업 전략과 성공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나타난다.

가성비 전략을 내세워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애슐리와 달리 나머지 브랜드들은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특히 자연별곡은 몇 년 전부터 출점 확대마저 멈춰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슐리는 단일브랜드 매출 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이츠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로, 코로나19 시기 국내 뷔페 브랜드 업계에 나타난 불황을 이겨내고 모기업의 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애슐리의 국내 점포 수는 약 111개로 코로나19 시기 59개까지 줄어들었던 매장 수를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수익의 상당액을 애슐리에 재투자해 올해 점포 수를 15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애슐리는 평일 런치 1만9900원, 평일 디너 2만5900원 가격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뷔페 브랜드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이어지며 애슐리의 저가 마케팅이 소비자들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고 분석한다.

반면 자연별곡은 애슐리와 마찬가지로 가성비를 내세운 뷔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기지개를 펴지 못했다. 자연별곡은 지난 2014년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6개월 만에 10개 점포 문을 열었다. 당시 한식 뷔페 인기가 높아짐에 동시에 이랜드 역시 적극적으로 매장을 확대했으며, 그 결과 2016년 46개 점포 수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한식 뷔페 인기가 시들해지고 코로나19 시기까지 겹치며 자연별곡 매장 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2020년 15개 △2022년 3개 △2024년 가든파이브점과 뉴코아 평촌점 2개 뿐이다.

이랜드이츠는 최근 몇 년간 자연별곡 매장 재확대에 대한 계획을 여러 차례 공개했지만, 실제 출점 사실은 감감 무소식이다.

이에 한때 애슐리퀸즈와 함께 이랜드의 대표 외식 브랜드로 어깨를 나란히 했던 자연별곡이 어느새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제기된 상황. 자연별곡이 이번 매각 추진 대상에서 제외되며 다시 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자연별곡은 이번 매각에서 제외된 4개 외식 브랜드 중 가장 소외된 모습이다. 핵심 브랜드로 발탁된 브랜드 중 애슐리를 제외하고도 △로운 샤브샤브 15개 △피자몰 28개 등으로 특히 피자몰의 경우 올해만 5개 점포를 신규 오픈했다.

특히 로운 샤브샤브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로운의 지난해 매출은 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5% 증가했으며 지난 2017년부터 8년 새 가장 높았다. 피자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8.9% 늘어난 250억원을 기록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자연별곡은 한식 뷔페라는 장르 특성상 외식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이랜드의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라며 "9개 브랜드의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비핵심 자산이 정리될 경우 미뤄져 오던 개점 확대 등 본격적인 사업 확대가 시작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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