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5년간 ‘회의비’ 584억원…코로나19때도 연 100억원 초과 '논란'

최효경 기자

2022-12-13 11:19:40

3분기 제일약품 분기 보고서에 올 3분기까지 회의비 누적 금액이 114억원으로 표기돼있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출처 전자공시시스템
3분기 제일약품 분기 보고서에 올 3분기까지 회의비 누적 금액이 114억원으로 표기돼있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출처 전자공시시스템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제일약품이 최근 5년 동안 매년 ‘회의비’로만 100억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회의비는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에 포함되는 계정 과목으로 제일약품의 경우 연간 회의비 지출 규모가 국내 주요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많게는 10배 이상 많다.

13일 시사위크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2018년∼2021년 사업보고서 및 2022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중 회의비로 △2018년 109억원 △2019년 130억원 △2020년 105억원 △2021년 126억원 △2022년(1∼9월) 115억원 등을 지출해 5년간 회의비로만 총 584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주요 제약사의 별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제일약품과 매출 규모가 비슷한 HK이노엔이 5년 동안 회의비로 약 60억8,000만원을 지출했으며, 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은 5년간 회의비용으로 지출한 누적 비용은 약 46억원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매출 상위권에 있는 대웅제약 역시 5년간 회의비로 29억1,000만원을 지출했으며 R&D에 주력했던 한미약품은 약 5억6,000만원으로 회의비 규모가 매우 적은 편이다.

단순 비교를 하면, 별도 기준 제일약품의 최근 5년간 회의비 지출 규모는 같은 기간 유한양행의 10배 이상에 달하며, 한미약품의 별도 기준에 비해서는 100배가 더 많다는게 시사위크 분석이다.
제일약품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실적은 △매출 5,518억원 △영업이익 19억원 △당기순손실 10억원 △영업이익률 0.34% 등으로, 수익성이 국내 10대 제약사 중 최하위권인데 내부에서 회의비 등으로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는 점 때문에 수익성이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는게 시사위크 보도다.

이와 관련 제일약품 측에서는 “회의비와 같은 세부적인 회계 계정에 대해서는 회사별로 포함하는 내역이나 회계처리 방식이 다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팀별 회의나 부서간 회의, 콘퍼런스, 심포지엄, 학술비, 세미나 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회사측은 이어 “심포지엄이나 학술 모임 등이 있는 경우 장소 대관비와 식대 등도 모두 포함돼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것 같다”며 “또 우리는 상품 비중이 높은데, 오리지널 의약품을 많이 판매하다보니 이러한 약과 관련한 심포지엄이나 학술 세미나 등을 많이 하고 있어서 일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사위크에 따르면 일각에선 호텔서 한번 행사를 하더라도 최대 1억원이 넘지 않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연 100억원 이상의 회의비 지출은 선뜻 납득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bd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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