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15GW AI 인프라 꿈꾼다…통신 넘어 AI DC 패권 도전

김유승 기자

2026-08-07 09:00:00

2분기 AI DC 매출 92.5% 급증…2035년 15GW 구축 청사진
통신사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기업 시너지 경쟁력 앞세워
경쟁사보다 앞선 투자 규모…AI 인프라 시장 판도 변화 예고

SK텔레콤 본사 전경.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본사 전경. 사진=SK텔레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SK텔레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2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90% 이상 급증한 데 이어, 오는 2035년까지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AI DC를 구축하겠다는 대형 청사진을 제시하면서다. 이에 따라 경쟁 구도 역시 이동통신사인 KT, LG유플러스를 넘어 네이버, 삼성SDS 등 IT 인프라 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 3591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영업이익은 67.3% 증가한 수치다. AI DC 사업의 성장에 더해 수익성 중심 경영, 그리고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단연 AI DC였다. 2분기 AI DC 매출은 가동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한 136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 수준이지만, 주요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차세대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AI DC 사업개발 전담 자회사인 'SK하이퍼(Hyper)'를 설립했다. 오는 2030년까지 7500억원을 출자해 부지와 전력 등 핵심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고객 유치와 사업 개발을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SK하이퍼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울산과 수도권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5GW 규모의 AI DC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이후 영남권과 서남권으로 영역을 넓혀 2035년까지 10GW를 추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최종 목표는 총 15GW 규모의 거대 AI 인프라 구축이다.
SK텔레콤은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폭증하면서 AI DC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AI 모델 개발과 추론 서비스 확대에 맞춰 GPU, 전력, 네트워크를 갖춘 대규모 인프라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 만큼 기존 통신 사업의 부속 개념이었던 데이터센터 사업을 넘어 AI 인프라 자체를 독립된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전력 확보와 부지 개발, 네트워크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 수요를 흡수하는 종합 AI 인프라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증권가 역시 성장 가능성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AI DC 매출이 올해 5130억원에서 2028년 8381억원, 2030년에는 1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DC가 이동통신 사업의 뒤를 잇는 주력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 경쟁 구도도 다변화하고 있다. AI DC 시장을 둘러싸고 통신 3사뿐 아니라 주요 IT 서비스 기업들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KT는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1GW 규모의 AI DC를 확보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현재 165MW에서 400MW로 확대하고, 파주 200MW급 AI DC 구축과 DBO(설계·구축·운영)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IT 서비스 기업들의 투자 규모도 지속되고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팩토리'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와 구축·운영을 맡고, 엔비디아가 GPU를 공급하는 구조다. 2027년 상반기 55MW를 시작으로 같은 해 말 100MW, 2028년 200MW까지 확대한 뒤 장기적으로는 GW급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브라질과 칠레 등에서 현지 부지와 전력을 활용해 GPU를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S 역시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 중심에서 벗어나 지분 투자와 DBO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110MW 수준인 AI 인프라를 2029년 230MW 이상으로 늘리고, 2031년에는 DBO를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를 800MW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제시한 목표치는 이들을 크게 상회한다. SK텔레콤의 2029년 5GW, 2035년 15GW 구축 계획은 현재 국내 기업들이 발표한 청사진 중 최대 규모다. 업계는 이 같은 SK텔레콤의 계획이 현실화되면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국내 최대 AI 인프라를 갖추게 돼 국내 AI 인프라 시장의 주도권이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신 SK텔레콤 AI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사는 AIDC 운영 경험과 네트워크 인프라 경쟁력, SK그룹의 AI 인프라 풀스택 자산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과 구체적인 AI 인프라 수요를 논의 중이며 2029년까지 목표로 하는 5GW 규모의 인프라는 고객 수요에 맞춰 순차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우선 원칙은 데이터센터를 먼저 구축한 뒤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확보한 이후 AIDC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구축에 필요한 재원 역시 고객 확보 이후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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