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동남권투자공사' 윤곽…부산 거점 수조원대 출범

유명환 기자

2026-06-10 08:14:31

정책금융기관 공동 출연·채권 발행으로 재원 조달

금융위원회.[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금융위원회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동남권투자공사'의 밑그림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의 출연과 채권 발행을 통해 수조원대 자본금을 조달하고 산업은행 인력 파견으로 초기 업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면서 수도권 쏠림 해소와 지역 산업 육성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법안을 국회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설립 취지는 지역 산업 육성과 수도권 쏠림 해소다. 금융위는 지난해부터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본격 추진해 왔으며 △금융 자원의 효율적 배분 △미래산업 육성과 함께 수도권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 지역 산업을 국가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조직 형태는 은행이 아닌 공사로 최종 확정됐다. 설립 추진 과정에서 동남권투자공사를 '은행' 형태로 출범하자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정부는 최종적으로 공사 형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굳혔다.

공사 형태 결정의 배경은 투자 유연성 확보다. 은행 체제에서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엄격한 자본 규제를 준수해야 하므로 리스크가 따르는 지역 산업 투자에 공격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소재지는 부산이 유력하다. 공사의 소재지는 부산이 유력하며 초기 자본금은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대신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공동 출연해 수조원 규모로 조성 △공사 채권 직접 발행을 통한 추가 재원 확보 등의 방식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기능은 산업은행과 유사하되 지역에 집중된다. 동남권투자공사는 산업은행과 유사하게 △투자 △신용공여 △자산 인수 등의 방식을 활용해 대형 산업을 개발하고 육성하는 기능을 맡되 이 모든 역량과 역할은 동남권 지역에 집중적으로 맞춰질 예정이다.

설립 전담 조직 발족도 임박했다. 금융위는 조만간 공사 설립을 전담할 '동남권투자공사 추진단(가칭)'을 발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초기 인력은 산업은행 파견으로 충당한다. 신규 프로젝트의 초기 업무 시스템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산업은행 실무 인력을 일부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후 △금융공공기관·민간 금융회사 대상 경력직 채용 △지역 인재 신규 채용 등을 병행할 방침이다.

정부의 큰 그림은 해양 경제권 도약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동남권 지역을 세계적인 해양 경제권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며 이와 연계해 부산에 '해사국제상사법원'을 유치하는 등 해양수도권 기반 조성을 위한 초석 마련과 제도 정비도 함께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제23회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앞으로 동북아 해양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동남권의 지정학적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며 "동남권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꾸준히 이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핵심 과제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동남권 투자공사 신설 △항만·항공 인프라 확충 △해양산업 기반 강화 같은 과제도 완수해야 한다"며 "동남권이 남부 해양수도 중심으로 거듭나 국토 균형발전과 해양강국 미래를 개척하는 쇄빙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위한 법안 마련과 전반적인 골격 형성은 이미 마무리된 상태"라며 "현재 국회 입법 단계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의 출연 부담과 옥상옥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남권투자공사가 수조원 규모로 출범하려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출연이 불가피한데 이들 기관 역시 생산적 금융 공급 확대 요구를 동시에 받고 있어 자본 여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기존 산업은행·지역 신용보증기관과의 기능 중복을 피하고 동남권 특화 투자라는 차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공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7536@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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