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50년 돌아보기-35] 미국·유럽 터미널 네트워크 확장

채명석 기사

2026-05-07 08:52:23

롱비치에서 운영하던 CUT 40여 년 만에 LA항으로 이전
다코마항 WUT는 GA 등 글로벌 대형 선사들 대거 유치
2015년 9월 ‘유럽 최대 허브’ 로테르담항에 터미널 개장
미국, 대만에 이어 유럽서도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

현대상선의 68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싱가포르호가 미국 LA항 CUT에 접안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현대상선의 68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싱가포르호가 미국 LA항 CUT에 접안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미주 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온 현대상선은 1992년 9월 미국 서안의 롱비치항에 첫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 CUT(California United Terminals)를 개장하여 운영해 왔다. 그러나 터미널이 생긴 지 40여 년을 헤아리는 데다 터미널을 인수해 운영을 시작한 지도 20여 년 가까이에 이르다 보니 시설이 노후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현대상선은 로스앤젤레스항에 전용 터미널을 새로 마련하고 2011년 2월 CUT를 이전하여 다시 개장했다. 최신 시설의 터미널로 재탄생함에 따라 CUT는 미주 서부의 관문이자 물류 거점으로서 미주 지역 고객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 단장한 CUT는 총면적 48만㎡(14.5만 평), 수심 16.2m로, 68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또 22열까지 처리가 가능한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 4기를 설치했고, 내륙운송 연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터미널 내에 On-Dock Rail(컨테이너 터미널(부두) 내부에 철도 선로를 직접 설치하여, 배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부두 밖으로 이동하지 않고 즉시 철도로 환적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미주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GPS(위치정보시스템)를 이용한 화물위치정보서비스 등 첨단 정보화 시스템과 자동화 시스템 등도 갖추어 높은 운영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새 CUT에는 주 1회 6800TEU급과 4500TEU급 선박이 각각 기항하게 되었다. 이전한 후의 연간 화물처리량은 이전하기 전의 96만TEU에서 120만TEU로 25%가량 증가했다. 이전 개장을 계기로 현대상선은 터미널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글로벌 수준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현대상선 미국 CUT 이전 효과. 사진= HMM 50년사
현대상선 미국 CUT 이전 효과. 사진= HMM 50년사

CUT가 새 모습으로 거듭나며 미국 서안의 물류 거점 역할을 확대하던 2012년 3월, 타코마항에서 운영 중인 또 다른 전용 터미널 WUT(Washington United Terminal)은 글로벌 대형 선사들을 대거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그 당시 유치한 선사는 하팍로이드(당시 선복량 기준 세계 4위, 독일)를 비롯해 NYK(12위, 일본), OOCL(13위, 홍콩), ZIM(17위, 이스라엘) 등 4개 선사이다. 이들은 글로벌 얼라이언스인 GA(Grand Alliance) 소속의 회원사들로, 기존에 이용하던 북미 서안의 기항지는 시애틀 SSA(Stevedoring Services of America)였다.

이전까지 WUT에는 APL(세계 6위, 미국), MOL(10위, 일본) 등 TNWA(The New World Alliance) 소속 선박들만 기항해 왔다. 이에 한계를 느낀 WUT는 2011년 초부터 GA 선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3차례에 걸친 입찰과 최종 협상에서 WUT가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터미널 시설을 갖추고 있고 철도 운송 시설도 자체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설득함으로써 기항 유치에 성공했다.

WUT는 새로 기항하게 된 4개 선사에서 매년 56만TEU의 물동량을 확보함으로써 연간 화물 처리량을 79만TEU까지 늘리게 되었다. 전년도(2011년)에 WUT가 처리한 화물량이 23만TEU임을 감안하면 무려 3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터미널의 수익이 대폭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현대상선 항만물류 비즈니스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GA 소속 4개 선사 유치를 계기로 WUT는 약 3000만 달러를 투입해 항만에 야드크레인 8대를 새로 도입하고 IT시설과 인력을 확충하는 등 시설을 보완했다. 그리고 2012년 7월부터 이들 4개 선사에 대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WUT는 2013년 6월 타코마 시에서 수여하는 ‘서밋 어워즈(Summit Awards)’ 경제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WUT는 타코마시의 고용 창출, 트럭·철도 등 산업의 성장, 그리고 WUT 하역장비 및 시설개선 투자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를 평가받았다.

현대상선은 2015년 9월 ‘유럽 최대의 허브’로 일컬어지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에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을 개장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미국, 대만에 이어 유럽에서도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을 확보하며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로테르담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시작점이자 종점이 있는 곳이어서 전략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항만으로 평가된다. 현대상선이 확보한 로테르담 컨테이너 터미널(RWG, Rotterdam World Gateway)의 규모는 총면적 약 34만㎡, 접안시설 길이 1700m, 수심 19.5m이다. 최대 2만TEU급 초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고, 연간 처리 가능 물동량은 235만TEU에 이른다. 이 터미널은 전자동화 터미널로, 100% 그린 에너지로 가동되어 환경 친화적이다. 안전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해상과 도로, 철도를 연결하는 최첨단 시스템으로 설계돼 운영의 효율성이 극대화된 터미널이다.

현대상선의 국내외 컨테이너 터미널 현황(2015년 10월 기준) 자료= HMM 50년사
현대상선의 국내외 컨테이너 터미널 현황(2015년 10월 기준) 자료= HMM 50년사

현대상선은 2012년에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인 APL, MOL, CMA-CGM, 그리고 항만운영사인 DP World와 함께 터미널 개발을 시작해 3년 만인 2015년 상반기에 완공하고 시범운영을 해왔다. 총개발비는 1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조1000억 원)가 소요되었는데, 현대상선의 지분은 20%이다. 운영은 DP World가 맡았다.

로테르담은 유럽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항만 중 하나로, 아시아~유럽 노선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RWG를 확보했다는 것은 현대상선이 유럽 내에 환적·중계 거점을 확보한 것과 같다. 또 아시아~유럽 노선 운항 시 자사 터미널을 거점으로 삼는 구조는 스케줄 조정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이유에서 현대상선은 RWG를 기반으로 아시아~유럽~대서양을 연결하는 영업망을 확충하고 수익성 확보도 가능해졌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사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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