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삼성重으로부터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4척 중 1번 함
선박 건조 개시 알리는 ‘강재 절단’ 행사 갖고, 전선 건조 체제로 전환
2006년 1호선부터 267호선까지 육상건조방식으로 건조한 유일 조선사
금융위기 직후 무너졌던 남해안 지역 중형 조선산업 벨트 부활 신호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SG성동조선은 11월경 삼성중공업 원유 운반선 1호선의 건조를 알리는 ‘강재 절단(S/C, Steel Cutting)’ 행사를 진행한다. 강재절단식은 조선소에서 선박 건조에 필요한 첫 철판을 자르는 행사로, 본격적인 선박 건조 공정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적이고 기념비적인 행사다. 이 행사는 선박의 안전과 성공적인 건조를 기원하며, 조선소의 기술력과 생산 재개를 대내외에 알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HSG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으로부터 2025년 7월에 2척에 이어 같은 해 12월에 2척 등 총 4척의 원유 운반선을 수주했다. 선종은 수에즈막스(Suezmax)급 유조선으로 수에즈 운하를 만재 상태로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선박이다. 삼성중공업과 HSG성동조선 모두 건조 선박의 정확한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은 보통 12만~20만DWT(재화중량톤수) 규모로, 길이 약 270~280m, 폭 약 48~50m의 제원을 가지며, 약 백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은 중대형 유조선이다.
HSG성동조선은 수주 이후 통영 조선소를 전선(全船) 건조에 맞추도록 작업 일정과 인력, 설비 등을 정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선박 건조는 수주를 한 뒤 선박 설계에서 건조해 명명 때까지 15개월이 걸리는 만큼 올해 안에 건조를 시작해야 했는데 시기가 확정됐다. 건조 일정을 잡았다는 것은 선주와 선박 설계 및 선체에 적용할 엔진과 기자재 등을 대부분 확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통영 조선소에서 이미 조업을 진행 중인 선박 블록과 해상풍력발전기 구조물 작업 일정을 고려해 연말인 11월로 시기를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HSG성동조선은 설립 당시부터 배를 짓는 공간인 드라이도크 없이 육상건조를 주력 건조방법으로 채택한 세계 최초의 대형조선소다. FSU(원유저장설비) 1기를 포함한 267척의 선박을 땅 위에서 건조했다. 2006년 파일럿 선종이었던 9만2000DWT급 포스트 파나맥스급 유조선의 선미를 붙잡아 종(從)방향으로 끌어내 로드 아웃 해 진수하는, 회사가 독자 개발한 육상건조방식인 ‘GTS(Gripper-Jacks Translift System) 공법’을 성공했다. 이는 육상건조 사상 완성된 선박을 종진수한 첫 사례로, 성동조선해양의 트레이드 마크다.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건조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HSG성동조선은 2008년 당시 육상건조방식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7만DWT급 유조선 건조 및 진수에 성공했으며,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6500TEU,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2012년엔 8800TEU 컨테이너선, 15만7000DWT급 셔틀탱커 등을 최초로 로드아웃하는 등 육상건조 기술에서 세계 최고의 야드 수준임을 입증했다.
HSG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후 전선 건조는 중단해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으나, 회사의 핵심 자산인 GTS공법 개발 인력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1월 강재 절단을 통해 건조를 시작하는 선박은 회사의 ‘269호선’이 된다. HSG성동조선은 이보다 앞서 오는 6월에 기 수주한 바지선(Barge)의 강재 절단 행사를 하고 건조를 개시한다. 바지선은 주로 강, 운하, 연안에서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 바닥이 평평하게 제작된 부선(艀船)이다. 자체 동력이 없어 보통 예인선에 의해 끌려가는 특징을 가진 해상 화물 운송 수단이지만 화물이나 작업 도구를 싣고 물 위를 이동한다는 점에서 선박의 범주에 포함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경남 지역은 다수의 중형 조선사들이 들어서면서 호황을 누렸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사실상 와해됐다가 HSG성동조선이 부활에 성공한 조선사가 되었다”라면서,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과 함께 남해안 지역 조선산업 중흥을 이끌어주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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