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4분기 적자 폭 절반 줄였다…ESS 앞세워 턴어라운드 시동

조재훈 기자

2026-02-02 14:00:17

삼성SDI 기흥사업장. 사진=삼성SDI
삼성SDI 기흥사업장. 사진=삼성SDI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실적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확대와 미국 세제 혜택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분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8587억원, 영업손실 2992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6.4%,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전분기(5913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3조2667억원, 영업손실 1조7224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환경 변화 속에서도 하반기 들어 실적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4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62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4%,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385억원으로 집계됐다. ESS용 배터리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금 증가와 전기차용 배터리 물량 감소에 따른 보상 효과가 반영되며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367억원, 영업이익 393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소재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주요국 친환경 정책 변화와 미국 전략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감소, 소형 배터리 수요 회복 지연 등 악재 속에서도 ESS 중심의 수주 확대를 통해 성장 기반을 다졌다. 현재 삼성SDI는 비중국계 업체 가운데 유일한 각형 배터리 전문 제조사로, 삼원계(NCA) 기반 SBB 1.7과 리튬인산철(LFP) 기반 SBB 2.0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ESS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능력도 늘리고 있다.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의 미국 내 생산과 공급을 본격화하며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래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BMW와 전고체 배터리 실증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현대차·기아와는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를 기반으로 주요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삼원계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고, ESS용 LFP 각형 배터리 대규모 공급 계약과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 수주도 잇달아 따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북미·유럽의 친환경 정책 완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조정 영향으로 올해 약 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용·무정전 전원장치(UPS)·배터리백업유닛(BBU) 수요가 늘며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소형 배터리 시장 역시 AI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에 따른 전문가용 전동공구 수요 회복과 로봇 등 신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전자재료 부문은 AI용 서버 투자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 소재 중심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올해를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삼고 기술 경쟁력 강화와 사업 체질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ESS 부문에서는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각형 LFP 배터리가 적용된 SBB 2.0의 미국 현지 양산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신규 고객 확보와 함께 LFP·미드니켈 등 신제품 수주를 확대하고, 탭리스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의 하이브리드 전기차 프로젝트 수주도 추진한다. 소형 배터리는 전문가용 전동공구 수요 회복에 맞춰 고출력 원형 배터리 판매를 늘리고, 전자재료 부문은 반도체 패키징 소재 등 신시장 중심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와 시장 대응 속도 제고, 미래 기술 준비를 통해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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