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업계 큰별 '최창걸 명예회장'이 말한 고려아연 성공 비결은?

성상영 기자

2025-10-07 18:16:20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1941~2025)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1941~2025)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지난 6일 타계한 '비철금속 업계 거목'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1941~2025)은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의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성장한 건 온전히 조직력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정 몇 명의 개인이 아닌 전 임직원이 합심해 만든 성과라는 뜻이다.

고려아연 창립멤버로 유일하게 현직에 몸담고 있던 2014년, 최 명예회장은 창립 40주년 기념 사내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의 장점을 묻는 말에 "누구 하나 큰 영웅이나 대단한 사람이 이룬 것이 아니라 전 직원 모두가 이뤄낸 성과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타플레이어도 좋지만 탄탄한 조직력이 우선이지요"라고 답했다.

더불어 고려아연이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 명예회장은 "바위 몇 개를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흙가루 하나하나로 다져놓은 모양일 것"이라고 답했다. 최 명예회장 특유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답변이었다.

최 명예회장의 설명대로 고려아연이 '자원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아연과 연, 동 등 기초금속부터 안티모니와 인듐,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과 금과 은 등 귀금속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 분야가 꼭 필요로 하는 금속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성장한 건 개인이 아닌 수천 명의 임직원이 똘똘 뭉쳐 만든 성과다.

최 명예회장은 "모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기 업무를 잘해주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열심히 일해주어 이렇게 좋은 회사를 만들어주니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며 사내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최 명예회장과 전 임직원이 합심해 만든 탄탄한 조직력은 적대적M&A라는 외풍에도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의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이라는 위상을 공고히 하며 국가경제와 안보에 기여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돼주고 있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7조6582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고, 최근 우리나라 정부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에 전략광물 게르마늄을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다른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미국에 수출하며 중국의 수출통제로 불안정해진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개인보다 조직이 우선'이라는 최 명예회장의 경영철학 위에서 최윤범 회장과 전 임직원은 지난 50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100년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겸손한 자세로 100년 기업을 목표로 나아갈 것을 강조한 최 명예회장의 바람을 잇는 일이기도 하다.

최 명예회장은 "우리가 '글로벌 1위'다 하는 생각은 오만한 생각일 수 있어요. 우리는 아직 배울 것도 많고 이룰 것도 많습니다. 100년 가는 회사가 위대한 회사라고 하니 나도 위대한 회사의 일원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합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노력하기 달린 것입니다"라고 후세대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최 명예회장은 1941년 황해도 봉산군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MBA를 취득한 뒤 1974년 고려아연 창립멤버로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며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의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던 최 명예회장은 아동복지 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장학금 지급과 임직원 기부 문화를 확산시켰으며 '고려아연 전 임직원 기본급 1% 기부' 운동을 이끌었다. 부인 유중근 여사(전 적십자 총재·현 경원문화재단 이사장)와 함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고, 지난 2013년에는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최 명예회장의 장례는 7일부터 나흘간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장은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맡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8시 열린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showing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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