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인도 릴라이언스와 4.5조 그린암모니아 동맹

조재훈 기자

2026-03-17 11:09:12

‘상사·건설’ 결합한 삼성 밸류체인 구축

사진=삼성물산
사진=삼성물산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4년차를 맞은 가운데 삼성과 인도 최대 기업 간 전략적 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인도 재계 1위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 30억 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와 인공지능(AI) 인프라 분야에서 양사의 협력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 30억 달러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장기 공급·구매 계약(SPA)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2029년 회계연도 하반기부터 15년간이다. 릴라이언스 측은 이번 계약이 전 세계적으로 체결된 장기 그린 암모니아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삼성물산이 추진해 온 수소·암모니아 트레이딩 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린 암모니아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 수소를 운반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 매개체로,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연료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스튜트 애널리티카는 세계 그린 암모니아 시장이 연평균 60% 이상 성장해 2033년 약 385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인도에서 확보한 그린 암모니아를 국내 에너지 시장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확보한 물량은 국내 화력발전소의 석탄 혼소(Co-firing) 연료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CHPS)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가 핵심 평가 요소다. 탄소 배출이 없는 인도산 그린 암모니아는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국내 최초로 추진 중인 암모니아 인수 터미널 사업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인도에서 생산된 그린 암모니아를 글로벌 운송망을 통해 들여와 국내 저장·유통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해외 생산-글로벌 트레이딩-국내 인프라’로 이어지는 삼성물산의 독자적 밸류체인이 구축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에너지 거래를 넘어 삼성과 릴라이언스 간 전략적 협력 확대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과 릴라이언스의 협력은 이미 통신 분야에서 시작됐다. 양사는 2012년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의 4G 네트워크 구축 계약을 계기로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후 2022년에는 5G 무선 접속망 장비 공급 계약도 체결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이재용 회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릴라이언스 그룹을 이끄는 무케시 암바니 회장을 만나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신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은 AI, 확장현실(XR), 파운드리, 차세대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ESS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소개했고 양사는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특히 릴라이언스는 최근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ICT 중심의 ‘딥테크 기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네트워크 장비, 디스플레이, 배터리, 플랜트 EPC 역량을 모두 갖춘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암바니 회장은 인도에서 석유화학·에너지·통신 사업을 기반으로 릴라이언스 그룹을 키운 인물로, 포브스 기준 약 1114억 달러 자산을 보유한 아시아 최고 부호 중 한 명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이재용 회장이 구축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 경영의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OpenAI CEO 등 글로벌 기술 기업 경영진과 잇따라 만나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차세대 네트워크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또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미래 모빌리티 협력을 논의하고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는 등 글로벌 산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AI, 에너지, 반도체 등 미래 산업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인도 릴라이언스와의 협력은 삼성의 에너지와 ICT 사업을 동시에 확장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물산은 글로벌 청정수소 시장에서 그린 암모니아를 안정적으로 소싱할 수 있게 됐고 향후 증가하는 국내외 청정 암모니아 수요에 대응 및 수소 트레이딩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삼성물산은 청정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 개발 및 확대 위해 청정 수소의 생산, 유통, 공급 관련 시장 참여사와 협업 체계를 지속 강화 중"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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