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57.2조 ‘사상 최대’...반도체 비중 94%

김다경 기자

2026-04-30 09:18:37

매출 133.9조 창사 이래 분기 최고치...AI 산업 전반 확산 여파
고부가가치 메모리 중심 제품 믹스 개선, 가격 상승 주요인
전문가들,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세 더 커질 것 전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을 타고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이 사실상 전사 이익을 견인하는 구조가 더욱 강화된 모습이다.

30일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다.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40조원 증가하며 4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7조2000억원 늘어나며 185% 급증했다. 단순한 회복 국면을 넘어, AI 사이클 진입에 따른 구조적 이익 확대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은 AI 기술 확산과 이에 대응한 선제적 제품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고부가가치 메모리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여기에 환율 효과도 일부 기여했다. 달러 등 주요 통화 강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약 1조8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기조도 유지했다.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으로만 11조3000억원을 집행하며 기술 격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부별로 보면 반도체(DS) 부문의 기여도가 압도적이다. DS 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사 영업이익의 약 94%가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한 셈이다.

메모리 사업은 AI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와 시장 가격 상승이 동시에 작용했다. 제한된 공급 여건 속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SoC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비메모리의 회복 속도는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를 동시 양산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다. 여기에 PCIe Gen6 SSD를 적기에 개발해 AI 데이터센터 시장 대응력을 끌어올렸다.

파운드리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그러나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의 수주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며 광통신 모듈 대형 고객 확보를 통해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중장기 관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완제품(DX) 부문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측면에서는 제한적인 개선에 그쳤다. DX 부문은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제품 출시 효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원가 상승과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이익 증가 폭은 제한됐다.

MX는 갤럭시 S26 울트라 판매 비중 확대와 플래그십 중심 전략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이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네트워크 사업은 주요 통신 사업자의 투자 축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하만은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공급 제약과 오디오 시장 비수기, 개발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실적이 감소했다.

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7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계절적 비수기와 고객사 수요 감소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대형 OLED는 게이밍 모니터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2분기 역시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DS 부문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강세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HBM4E 샘플 공급과 차세대 GPU·CPU용 메모리 대응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용 SoC와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를 이어가지만, 전분기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선단 공정 수주 확대에 나서며 실적 개선을 노린다.

DX 부문은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로 단기적으로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플래그십 중심 전략과 갤럭시 A 시리즈 출시를 통해 연간 기준 성장세는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하만은 전장 사업 본격화로 실적 반등이 예상되며 디스플레이는 고사양 제품 중심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다.

네트워크는 해외 시장 중심으로 회복이 기대되며 VD는 마이크로 RGB TV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수요를 활용해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제품과 에어컨 성수기 수요 대응을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린다.

하반기에는 보다 복합적인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는 지속되겠지만 글로벌 관세, 지정학적 리스크, IT 제품 원가 상승 등이 동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세트 사업의 수익성 압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D램과 SSD 수요 강세에 대응하고 AI 메모리 비중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도 플래그십 SoC와 2억 화소 이미지센서 라인업을 통해 고객 확대를 추진한다.

파운드리는 2나노 2세대 공정과 LPU(Language Processing Unit) 신제품 양산을 통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사업 구조를 모바일 중심에서 AI와 자동차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DX 부문은 폴더블 제품 고도화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편,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 네트워크는 vRAN·오픈랜·AI-RAN 기반 신규 수주 확대에 나서고, VD는 AI TV 대중화와 서비스 사업 확장을 병행한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과 데이터센터 HVAC 수주 확대를 통해 수익 중심 구조로 전환을 시도한다. 하만은 전장 제품 공급 확대와 프리미엄 오디오 판매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디스플레이는 8.6세대 OLED 신규 양산을 통해 매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 요인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의 급등세를 꼽았다. 또한 하반기로 갈수록 이같은 상승세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약 90% 상승해 기가비트(Gb)당 1.18달러까지 올라간 것으로 추정되고 낸드 역시 80% 가까이 뛰며 GB당 0.16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수익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수요 기반이 이미 상당 부분 확보된 상황"이라며 "메모리가 단순 부품이 아니라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역할이 전환되면서 수요의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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