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루디우스 노조 성명 발표...카카오·삼성전자 이어 노사분규 확산되나

조재훈 기자

2026-06-12 09:00:00

전 대표 고용 약속, 백승욱 현 대표 취임 후 '물거품'...노조 "책임 승계하라"
성과급·고용안정 요구 IT 노동자 목소리 커져...업계 전반 노사관계 긴장

카카오 노조원들이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카카오 노조원들이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엔씨 자회사 루디우스게임즈 노조가 '취업사기'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전면 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IT·게임 업계 전반에 노사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첫 부분 파업에 돌입하고,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가 극적 타결로 봉합한 데 이어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게임업계 최초 파업을 5개월 만에 마무리한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 이번 엔씨 사태가 불거지면서 업계 전반의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엔씨지회(이하 엔씨지회)는 지난 11일 성명문을 내고 엔씨 자회사 루디우스게임즈가 정규직 채용 공고로 노동자를 모집한 뒤 처우 협의 단계에서 계약직 입사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루디우스게임즈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정규직 채용을 진행했다. 당시 면접 과정에서 서민석 전 대표는 "프로젝트가 종료되더라도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니 고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직접 확약했다. 그러나 처우 협의 단계에서 인사팀은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면서도 계약직 형태로 입사할 것을 강요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합격 통보 이후 계약직 입사라는 변칙적 고용 형태를 들이밀었다"며 "노동자들은 엔씨라는 이름을 믿고 다른 회사 최종 합격까지 포기한 채 입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올해 3월 9일 서민석 전 대표가 사임하고 백승욱 현 대표가 취임했다. 사측은 지난달 28일 'Forge Lab' 간담회를 열어 프로젝트 종료를 공식 안내하고 계약 종료를 일방 통보하며 사직서 작성을 요구했다.

사측은 지난달 28일 'Forge Lab' 간담회를 열어 프로젝트 종료를 공식 안내하고 계약 종료를 일방 통보하며 사직서 작성을 요구했다. 노조가 즉각 문제를 제기하자 백승욱 대표는 같은 날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발언했으나 다음 날인 29일 인사팀장은 계약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1개월짜리 단기 계약서를 제시하며 빠른 서명을 압박했다. 같은 날 노조와 백 대표 간 면담이 진행됐으나 백 대표는 "HR과 얘기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이달 8일 노조는 노사관계(ER) 담당자를 통해 사측의 추가 구제 조치가 없다는 최종 답변을 받았다.

노조는 정규직 합격 노동자에 대한 계약직 입사 강요 인정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백승욱 대표의 전임 대표 고용 약속 승계 및 즉각 이행, 자회사를 방패로 한 '꼬리 자르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빠르게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은 사측의 취업 사기를 사회 전면에 고발하고 모든 조직적 역량을 동원한 전면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 측의 노사 갈등은 국내 IT·게임업계의 노동쟁의 확산 흐름 속에서 불거진 상황이다. 카카오 노조는 전날인 10일 창사 이래 첫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카카오 본사·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 15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파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약 4시간 진행됐으며, 판교 일대 행진도 이어졌다. 노조는 고용안정, 경영진 퇴진, 성과급 보상 개편을 요구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오는 29일 추가 파업(로그오프 데이)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과반 노조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올해 4월 4만명 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을 예고했다가 지난달 20일 파업 개시 1시간 30분 전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극적으로 서명하면서 총파업이 유보된 바 있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둘러싼 임금 협상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넘게 평행선을 달렸다.

게임업계 최초 파업 사례로 기록된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노사갈등은 이보다 앞서 발생했다. 네오플 노조는 2025년 6월 성과급 불공정 지급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 주 5일 전면 파업을 병행하며 교섭을 이어가다 같은 해 11월 21일 평균 연봉 400만원 인상 등에 합의하면서 5개월 만에 파업을 종결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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