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회장은 주력인 반도체를 비롯한 사업 부진을 극복해 내년 반등을 이끌기 위해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추석 기간에도 예년처럼 해외 사업장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추석 연휴 때 유럽을 찾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폐회식에 참석하고 폴란드 매장과 생산 공장을 찾았고, 앞서 설 연휴에도 말레이시아 삼성SDI 공장을 점검하는 등 명절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올해 설 연휴에는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관련 2심 선고를 앞두고 국내에 머물렀으나, 이번 추석은 지난 7월 대법원 무죄 판결을 계기로 해외 출장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무렵부터 과감한 경영 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잃어버린 10년'을 겪고 있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 사업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실기로 이 부문 글로벌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줬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TV 사업 부문마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상법 개정으로 대표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정책의 부작용으로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행히도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후 눈에 띄는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재계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데 이어 한미 관세 협상을 지원 사격하기 위해 다시 미국을 방문했다.
이 회장의 출국 전날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고 테슬라 차세대 인공지능(AI)칩 AI6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 회장이 미국에 있는 동안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애플의 차세대 칩을 생산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기간 이 회장은 자사 네트워크과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지렛대로 한미 통상협상 타결에도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지난 6월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았다.
바이오는 2022년 삼성이 5년간 신성장 산업에 대한 45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 핵심 축으로 꼽을 정도로 이 회장의 의지가 강한 분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결 매출 4조원을 넘어섰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HBM4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엔비디아와의 품질 테스트 과정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반도체 사업의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린다.
지난 1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대한 반도체 공급과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2015년 전용기를 모두 없애버리고 11년째 전세기만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실용주의 행보를 펼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이, 삼성은 물론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 구원투수 역할을 할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혜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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