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가뭄'에 단비 뿌리는 재계…삼성·SK·포스코·한화 "청년 채용 확대"

성상영 기자

2025-09-18 14:38:08

5년간 삼성 6만·포스코 1만5000명 채용
'성과급 맛집' SK하닉도 고용 확대 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아카데미(SSAFY) 광주캠퍼스를 방문해 교육생과 셀피를 찍는 모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아카데미(SSAFY) 광주캠퍼스를 방문해 교육생과 셀피를 찍는 모습 ⓒ삼성전자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재계가 말라붙은 청년 고용시장에 단비를 내린다. 삼성과 포스코가 향후 5년 간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SK와 한화도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최근 청년 고용률이 16개월째 감소하고 구직 활동조차 포기한 20·30대 인구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심각해진 '일자리 가뭄' 해갈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은 앞으로 5년 동안 6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 같은 미래 성장 사업을 육성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현재 19개 계열사에서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인 삼성은 채용 규모를 연간 1만2000명 수준으로 늘려 우수 인재를 발빠르게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삼성은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AI 아카데미(SSAFY)와 희망디딤돌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이 2018년 처음 운영을 시작한 SSAFY는 현재까지 누적 8000명 넘는 취업자를 배출했다.

포스코그룹도 올해 계획한 수준보다 채용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애당초 2600명을 뽑기로 했으나 400명을 추가해 총 3000명을 신규 채용한다. 향후 5년 간 안전·AI·연구개발(R&D) 분야를 중심으로 일자리 1만5000개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공채 제도를 유지해 온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외에 주요 사업회사에서도 공채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반기 채용 절차 돌입을 앞둔 한화그룹은 선발 인원을 상반기(2100명) 대비 1400명 늘린다. 그룹 내 30개 계열사에서 3500명을 뽑아 올해 총 560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방산 분야에서만 2500명을 뽑는다. 계열사별 채용 인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00명, 한화오션 800명, 한화시스템 550명,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 750명 등이다.
SK그룹은 지난 상반기(4000명)와 같은 4000여 명을 하반기에 채용한다. 연간으로는 8000명에 이른다. 채용 분야는 R&D와 AI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AI, 반도체, 디지털 전환(DT) 경쟁력을 강화할 국내외 이공계 인재가 주 대상이다.

특히 AI 반도체 붐에 힘입어 '성과급 1억원'으로 화제를 모은 SK하이닉스가 적극적인 신규 채용을 예고해 이목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 중인데, 이곳에서만 수천 명에 달하는 인원을 뽑을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청주캠퍼스에서도 M15X 생산 라인의 차세대 D램 설비가 증설돼 채용이 활발해질 예정이다.

재계가 청년 인재 채용에 발 벗고 나선 데에는 글로벌 산업 구조가 AI 같은 신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문제와 지정학적 불안 고조 등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양질의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대기업이 앞장서서 청년 실업 문제 해소에 일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증가한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만9000명 줄었다. 청년층 고용율은 45.1%로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30대를 포함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는 44만6000명으로 줄곧 40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howing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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