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승 패신저·카고 우선 출시
공간 유연성 극대화한 신개념車
전용 플랫폼·신규 SW 첫 적용
실구매가 2000만원 후반대부터

기아는 9일 PV5 세부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10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체 라인업 가운데 승객 탑승과 수납에 초점을 맞춘 5인승 패신저 모델과 화물 운송에 특화한 카고 모델을 우선 출시했다. 기아는 향후 교통약자 이동 차량과 섀시캡(운전석과 뼈대만 갖춘 차량) 모델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PV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개량한 'E-GMP.S'에 기반을 둔 첫 번째 차량이다. E-GMP.S는 평평한 바닥과 넓은 실내를 구성할 수 있으면서 목적에 따라 폭넓은 어퍼 보디(상부 구조)를 얹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아는 PV5 개발 초기부터 일반 고객, 국내·외 고객사와 협력해 실사용자 의견을 차량에 반영했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PV5에 대해 "고객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확장성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일상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PV5는 바닥을 낮춘 저상형 구조와 긴 축간거리, 높은 전고로 공간 활용성이 극대화됐다. 전장(길이)은 4695㎜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4685㎜)와 차체 크기가 비슷하지만 체감하는 공간은 훨씬 더 여유롭다.

5인승 패신저는 승객 탑승과 물품 적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모델이다. 1열 2개, 2열 3개 좌석을 갖추고 3열 자리에는 좌석 대신 적재 공간이 마련됐다. 기본 적재 용량은 1330ℓ로 2열 좌석을 접으면 2310ℓ까지 확장된다. 이는 전장 5m급 대형 SUV와 맞먹는 수준으로 차박이나 캠핑은 물론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다양한 수요에 대응 가능하다.
특히 노약자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면에서부터 2열 발판까지 높이는 399㎜에 불과하다. 또한 슬라이딩 도어 개방 폭을 775㎜까지 확보했다.
화물 전용 모델인 카고는 적재 용량과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롱 모델 기준 화물 공간 길이는 2255㎜, 폭 1565㎜, 높이는 1520㎜에 달하며 최대 적재 용량은 4420ℓ다. 트렁크가 열리는 폭은 1343㎜로, 가로 세로 각각 1100㎜인 팔레트를 편리하게 싣고 내릴 수 있다. 적재함 높이는 419㎜로 매우 낮아 상하차 작업에도 유리하다.
현대자동차그룹 최초로 안드로이드 차량용 운영체제(OS) 기반 신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점도 특징이다. 중앙 인포테인먼트에는 16대9 비율 12.9인치 대화면이 탑재됐다. 여기에 스마트폰처럼 '앱 마켓'이 적용돼 제3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수 있다. 물류·택시 등 운송 서비스에 특화한 차량 관제 솔루션 '플레오스 플릿'도 PV5에 처음으로 들어갔다.
편의사양으로는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와 100W 초고속 충전 단자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2열 자동 슬라이딩 도어와 실내·외 외부 전원 공급 장치(V2L),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이 선택 품목으로 포함됐다.

기아는 PV5를 출시하면서 차량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액세서리를 함께 선보였다. 차박 여행객을 위한 러기지 평탄화 데크와 발광다이오드(LED) 테일게이트 조명을 비롯해 카고 모델에 사용 가능한 휠 하우징(바퀴를 감싸는 부분) 커버도 내놨다.
PV5 패신저는 단일 모델로, 카고 롱 버전은 롱레인지와 스탠다드로 각각 판매된다. 패신저와 카고 롱레인지에는 최고출력 120킬로와트(㎾·약 163마력), 최대토크 250뉴턴미터(Nm·약 25.5㎏f·m)를 내는 전기 모터와 71.2킬로와트시(㎾h) 배터리가 탑재됐다. 카고 스탠다드에는 89.4㎾(122마력) 모터와 51.5㎾h 배터리가 들어갔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환경부 인증 복합 기준 △패신저 358㎞ △카고 롱레인지 377㎞ △카고 스탠다드 280㎞다. 패신저와 카고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기아 1t 전기 트럭 봉고3 EV(217㎞)와 비교해 한 번 충전으로 140㎞ 이상 더 갈 수 있다.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패신저 4709만~5000만원 △카고 롱레인지 4470만원 △카고 스탠다드 4200만원이다. 세제혜택과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반영하면 패신저 모델은 3000만원 중후반대, 카고 모델은 2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기아는 PV5 구매·관리 부담을 줄이도록 전용 할부 금융 프로그램과 보증 혜택을 마련했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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