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9500~1만2000원으로 제시했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하단 가격인 9500원 이하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결과에는 '고평가' 논란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해 카카오뱅크,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으며,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2.56배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설정했다.
일각에서는 케이뱅크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이 카카오뱅크보다 아래라는 점을 들며, 현재 가격에 거품이 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 당기순이익은 854억원, 자본총계는 1조9556억원으로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 2314억원, 자본총계 6조2895억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역시 케이뱅크는 약 400만명이지만 카카오뱅크는 1800만명 수준으로, 4배 이상 큰 격차를 보인다.
설상가상 이번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케이뱅크 '업비트 리스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케이뱅크 예수금 중 업비트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사실상 특정 기업에 대한 '사금고' 역할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강일 의원은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 상반기 854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증권신고서에는 업비트 예치금 3조8000억원의 연 2.1% 이자비용이 867억원"이라며 "이러면 반기 수익을 모두 준다는 이야기"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케이뱅크의 올해 반기 예수금 21조원 중 4조원, 약 20%가 업비트에서 나왔다"며 "일반 은행에서 특정 업체 자금이 이렇게 크게 편중된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케이뱅크 상장 시 업비트 편중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케이뱅크는 2022년 3월 수신 11조5000억원 중 업비트에 대한 48% 편중도를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18.1%로 완화됐다는 점에서 상장 진입에 문제없다고 평가받았다"며 "18.1% 편중도를 문제없다고 얘기할 수 있나"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또한 "이런 형태로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한다면 잠재적 위법행위, 시한폭탄과 같다"며 "지금처럼 무리하게 IPO를 추진하는 것은 향후 같은 방식의 우회상장이나, 금융‧산업이 결합하는 구조로 갔을 때 막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케이뱅크 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하고 있어, 결국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원장은 "케이뱅크의 자금 조달 편중도를 꾸준히 줄이도록 권유·지도해왔다"며 "은행 건전성이나 운용 리스크 측면에서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수금 비중은 여전히 중요한 리스크가 맞다"고 답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업비트 예수금 비중이 과거 50%에서 현재 17%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18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후 오는 30일 상장 예정이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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