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료 청구, 가볍게 생각하다 큰 코 다친다… 상간소송 시 주의할 점은?

이병학 기자

2024-09-21 10:00:00

사진=이원화 변호사
사진=이원화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배우자의 불륜행위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믿었던 배우자의 외도는 당사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재판상 이혼사유로 정하여 혼인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막상 배우자가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곧장 이혼 카드를 꺼내 드는 사람은 드물다. 재산분할이나 미성년 자녀의 양육권 등 고려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로 이혼을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불륜행위로 인한 상처가 크다면 상간소송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상간소송은 배우자와 함께 외도를 저지른 상간자를 대상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이다. 불륜행위는 엄연히 민법상 의무를 위반하는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가담하여 손해를 끼친 자는 피해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진다. 상간자는 배우자와 더불어 불륜이라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동불법행위자이기 때문에 불륜 피해자는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이혼을 전제로 하는 때에만 가능하나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이혼 여부와 상관 없이 별도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상간소송에서 불법행위, 즉 불륜에 대한 입증 책임은 소송을 제기한 불륜 피해자 측에게 주어진다. 따라서 상간소송을 제기하기 전, 배우자와 상간자의 불륜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함께 숙박업소에 드나들었다는 증거 외에도 데이트를 하거나 스킨십을 하거나 애정 표현, 하트 이모티콘 등을 주고 받은 증거가 있다면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이 불륜 증거를 수집하려다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휴대폰에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몰래 보안을 풀고 휴대폰 속 증거 자료에 접근했다면 이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도 개인 정보 침해나 명예훼손, 모욕, 주거침입 등은 불륜 증거를 모으는 과정에서 저지르기 쉬운 범죄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로엘법무법인의 이원화 이혼전문변호사는 “재판부는 개인의 주장보다 증거를 중심으로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때문에 아무리 본인이 배우자와 상간자의 외도 행위를 확신하고 있다 하더라도 증거가 부족하다면 패소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증거를 모으기 위해 무리하다 보면 본인이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소송을 준비, 진행해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이혼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자신의 상황에 잘 맞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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