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메리츠화재 본사 앞에서 열린 ‘밀실야합 메리츠 수의계약 결사반대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사무금융노조 및 MG손해보험지부 노동조합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 시도를 ‘시장 교란 행위’로 규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150만 고객 데이터베이스(DB)와 우량자산, 5000억원의 공적자금만 챙기고 650명 직원의 생존권은 외면하는 '먹튀'를 시도하고 있다"며 "650명의 MG손해보험 직원들은 메리츠화재가 인수 철회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그 순간까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투쟁하며 저항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배영진 사무금융노조 MG손보지부장은 "메리츠화재는 MG손보를 인수하려면 법률 리스크를 모두 해소해야 한다"며 "MG손보가 77년간 쌓아온 회사의 역사를 한순간에 넘겨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메리츠화재가 과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대출을 통해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하고, 내부 정보를 이용한 직원들의 부동산 투자 의혹 등으로 얼룩진 과거를 씻어내지 않고서는 MG손보 인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배 지부장은 "메리츠화재가 주주 가치만을 재고하고 노동자들의 가치는 내팽개치고 있다"며 앞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컨퍼런스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김 부회장은 "(MG손보 인수에 있어) 주주가치제고에 도움이 될 경우 완주할 것이고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중단할 것"이라며 "나머지는 3분기 IR에서 자세히 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 지부장은 “10월 국감에 반드시 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증인으로 국감에 출석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전략과 방법과 인맥과 모든 가치들을 다 활용할 것”이라며 “우리 행보에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가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MG손보 매각 과정은 한국 사회의 익숙한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며 "올바른 대책을 찾는 대신 운영 자산을 대기업에 몰아주고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본이 더 많은 이윤과 타협을 추구하는 것을 중단시키고 노동자들이 대접받고 생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싸워나가자"고 호소했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인수 시도가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노조는 조만간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계획라고 전했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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