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11일은 故 유일한 박사 영면 51주기"…대를 이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눈길

심준보 기자

2022-03-11 08:56:54

유한양행 창업자 故 유일한 박사
유한양행 창업자 故 유일한 박사
[빅데이터뉴스 심준보 기자] 유한양행은 1971년 3월 11일 한국 기업사에 모범을 남긴 유일한 박사가 영면(향년 75세)한지 51주기가 됐다고 11일 밝혔다.

유일한 박사는 일찍부터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기업경영으로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한 인물로, 사회 고위층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 ‘진정한 참 기업인’으로 인정받았다.

최근 IT기업리더의 잇따른 재산 기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세기에 앞서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뿌리 내리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 역시 계속되고 있다.

유박사는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난 유일한 박사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를 뒤로하고 1926년 31세가 되던 해에 귀국, 국민건강 향상과 교육을 통한 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유박사는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일념으로 1936년 유한양행을 주식회사체제로 전환했고, 193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했다.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주식공개를 단행(1962년)했고 1969년에 이미 경영권 상속을 포기하고 전문 경영인에게 사장직을 물려주었다. 유한양행은 1969년 이후 5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평사원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선출하고 있다. 현재 약 1900여명의 유한양행 임직원들 중 유일한 박사의 친인척은 단 한 명도 없다.

이처럼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유일한 박사는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하여야 한다’는 원칙하에 기업이윤을 나라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에 투자했고 장학 및 교육사업을 활발히 전개했다.

유일한 박사는 자신이 사망한 후 공개된 유언장을 통해서도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됐다.

장남 일선 씨에게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는 유언과 함께 일선 씨의 딸이자 자신의 손녀인 일링(당시 7세) 양의 학자금으로 1만 달러만 남겼다.

딸 재라 씨에게는 학생들이 뛰놀 수 있도록 유한중·공업고등학교 일대의 땅 5000평 등을 상속했는데 ‘소유주식을 비롯한 모든 재산들은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에 쓰도록 한다’고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작고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CIA의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유일한 박사의 생전 해외에서의 지속적인 독립운동 행적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딸 재라 씨 역시 지난 1991년 세상을 떠나면서 본인이 갖고 있던 주식 등 200억 원대의 재산 모두를 사회에 기부, 대를 이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심준보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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