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노-노' 갈등…파리바게뜨 점주들 피해 호소

심준보 기자

2021-07-06 16:44:48

이미지 = SPC그룹
이미지 = SPC그룹
[빅데이터뉴스 심준보 기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파리바게뜨의 제빵사를 조합원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노(勞勞)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꿎은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자영업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소속 노조는 1일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표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현장 관리자를 이용, 민주노총 노조원 탈퇴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제빵기사들을 민주노총에서 탈퇴 시킨 후 한국노총으로 가입시키면 사측이 현장 관리자들에 1인당 최대 5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는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파리바게뜨 매장 앞 곳곳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가 현재까지 SPC 본사를 포함해 수십여곳의 가맹점에서 시위를 벌였다.

한국노총 측은 민주노총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식 반박했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민주노총 소속 노조는 그동안 제조기사 출신 노동자들에 해당하는 BMC를 관리자로 규정하고 조합원 자격이 없다면서 서울중앙지법에 노조설립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며 "이제 와서 전직 BMC 한 명의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BMC 노동자들을 음해하는 수준이 지나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더 이상 참지 않고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해 바로잡고,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제빵사간 노노갈등의 시작은 지난 2017년 12월부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수는 당시 약 700명 수준이었는데 이때 노선을 달리하는 제빵사 1000여명이 한국노총 소속 노조를 따로 설립했다.

이후 일부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탈퇴해,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현재 전체 노조원의 약 90%에 달하는 400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 교섭 대표 노조 지위를 얻었다.

이에 최근 민주노총은 조합원 유치를 위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기프티콘 선물을 거는 등 조합원 확보 이벤트에 나섰다. 한국노총 또한 올해 초 가입 추천 상품권 발송 이벤트를 실시 해 맞대응했다.

한국 노동계 대표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이같은 경쟁에 가맹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민주노총 시위대가 점포 앞에서 집회를 하면 평소보다 매출이 30% 가까이 줄어든다"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인데, 노조 간 갈등에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어느 노조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밝힌 한 제빵기사는 "더 이상 노조 세력 다툼에 제빵기사들을 이용하지 말라, 우리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이 나서지 말라"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 가맹점주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지키기 위해 용역비를 크게 인상해줬고 경쟁 브랜드 매장 근무자보다 평균 10% 이상 더 주고 있는데도 오히려 매장 앞에서 이런 시위를 하다니 정말 해도 너무한다"며 "직영점과 가맹점의 업무의 내용과 질이 다른데 임금을 맞춰줘야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더 이상 피비파트너즈 소속의 인력을 써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심준보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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