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왜 산만한지 연구를 더 해보니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 자동적인 행동을 억제(inhibition)하는 능력의 문제가 더 본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러셀 바클리 라는 당대 최고의 ADHD전문가의 주장인데, 아무 말이나 거르지 않고 해버리거나 물건을 항상 아무데나 두는 행동을 설명한다. 지적을 받은 다음에도 전에 하던 행동을 수정하지 못하지 못하므로 개념 없거나 고집 센 학생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야단맞고 후회해도 전에 하던 행동을 계속 고치지 못하는 모습이 진단의 스모킹 건이라는 생각이 최근까지 이어졌다. 이런 생각은 유명한 마쉬멜로 실험에도 담겨있다. 작업 기억력이나 전두엽기능, 실행(집행)기능은 이런 억제능력에 기초한 기술로서 비교적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고 치료방법도 나와 있어서 ADHD검사에 포함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ADHD의 본질은 억제 곤란 보다는 동기유발 장치의 기능이상이라는 주장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그냥 공부하라고 하면 집중을 못하지만 공부 마치면 게임 같은 상을 준다고 하면 집중을 잘하는 모습, 지시를 하면 여러 번 재촉할 때까지 즉시 실행하지 않고 미루는 모습에서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이기적 인상, 또 게으른 인상을 주게 된다.
숙제를 하면 주말에 놀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주말에 보상을 받기 위해 과제가 끝날 때까지 두뇌도파민 보상회로를 활성화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ADHD 학생은 이 회로가 활성화가 안 돼 과제를 시작할 만한 동기를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ADHD 치료제가 도파민보상회로를 활성화하는 기능이 있는 점, 행동치료가 아이와 행동계약을 맺고 스티커라는 임시 보상을 제공해서 동기유발을 돕는다는 점이 동기유발 능력 부족을 ADHD 진단의 스모킹 건으로 보는 이유이다.
교사를 포함한 일반 대중은 처음에 강하게 각인된 ADHD에 대한 이미지를 기준으로 이후에 접하게 되는 ADHD를 판단하게 되는데, 각인된 이미지는 대부분 아주 심한 케이스인 경우가 많다. ADHD에 대한 편견이란 ADHD의 가장 심한 모습을 중심으로 ADHD라면 누구나 그 비슷할 거라 미리 판단하는 것이다. ADHD 학생이 가진 주의력, 억제능력, 동기유발능력의 부족은 우리 모두가 조금 또 많이 항상 겪는 문제이고 건강한 사람과 ADHD를 구분하는 절단점은 세상에 없다.
우리 모두에게 ADHD 특성이 있다는 생각이 편견을 극복하는 시작점이 된다. 어떤 교사가 말하기를 병원 가서 진단받아 보라 해도 화를 내고 거절하는 학부모가 많았는데 학생의 행동을 학생의 특성과 교사, 또래, 수업과의 상호작용 결과로 이해하고 난 후부터는 부모가 교사의 조언을 쉽게 받아들이더라고 한다. 부모가 두려워하는 것은 병원이 아니라 교사의 편견이라는 것이다.
이경훈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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