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AI 기반 손해 사정 혁신 박차…"보험금 지급속도·업무 효율성 큰 진전"

서희림 기자

2025-11-19 10:47:29

삼성·현대·DB손보 등 대형 보험사, AI 의료 심사·블랙박스 분석 등 전방위 확대

보험사, AI 기반 손해 사정 혁신 박차…"보험금 지급속도·업무 효율성 큰 진전"
[빅데이터뉴스 서희림 기자] 최근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손해 사정 시스템 도입을 전면 확대하며, 시장의 심사 체계가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대형사 중심으로 기존의 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보험금 지급 과정에 투입함으로써 지급 속도 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AI 손해 사정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의료 기록 분석, 진단서 검증, 지급 기준 매칭 등을 자동화하며 보험금 지급 심사 시간을 최대 70%까지 단축하는 등 효율성 극대화를 지향하고 있다. AI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비용 절감 효과도 커지고 있다. 반복 업무를 기계가 대신 처리하면서 심사 인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단순 청구 건은 즉시 지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화재는 암 진단서·수술 기록 등 의료 문서를 자동 분석하는 AI 의료 심사 시스템을 적용해 심사 인력의 검토 비중을 크게 줄였다.

이 시스템은 문자 인식(OCR)과 생성형 AI를 결합해 문서 인식 정확도를 높이고, 진단 기준과 지급 조건을 자동적으로 매칭하도록 설계됐다. 삼성화재는 AI 의료 심사 시스템을 통해 심사 속도를 개선하고 복잡한 의료 기록 처리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
현대해상은 보험 가입 심사, 보험금 지급, 보험료 산출 등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며 업무 자동화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병력이 적은 고객이 실손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최소 정보만으로 계약을 자동 인수하는 2Q-PASS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고객 상담에서도 AI 음성봇과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응대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

DB손해보험은 차량 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과실 비율을 산정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이 기술은 사고 영상을 정량화된 기준에 따라 자동 분석해 심사 과정의 객관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DB손해보험은 하이브리드 온톨로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보상 자동화 플랫폼 구축을 위해 티쓰리큐와 협력하며 장기 보험 보상 심사에도 AI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

한화손해보험은 머신러닝 기반의 알파 클레임 시스템을 통해 보험금 심사와 지급 예측을 자동화하고 있다.

알파 클레임 시스템은 고객 청구 서류를 자동 분류하고 누락 여부를 검증해 심사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을 한다. 한화손해보험은 내부 보안과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AI 기반 웹 보안 솔루션도 병행 적용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KT와 협력해 보험 청구 서류 OCR, 의료 문서 자동 인식 등 보험 보상 업무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보상 담당자의 문서 확인 과정을 줄이고 지급 심사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한다. 메리츠화재는 생성형 AI 기반 상담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상담 자동화와 내부 업무 효율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도 남아 있다. 알고리즘의 판단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과소산정 우려가 제기되고, 동일 조건에서도 산출 결과가 일관적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단체는 AI가 휴먼 리스크를 줄일 수는 있지만, 설명 의무가 강화되지 않으면 민원이 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는 "AI 손해 사정 시스템은 보험금 지급 절차를 혁신하는 중요한 발걸음이지만 지급 속도와 비용 절감이라는 플러스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의 투명성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인지해 2025년부터 보험사의 알고리즘 심사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으며,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올해 2월, "보험사가 A 도입 시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 등 법적인 책임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보험업계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히 AI 기술력을 넘어, 고객 신뢰를 담보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구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희림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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