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업계에 따르면 저금리·고물가 시대에 기존 연금 상품의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한 개인 투자자들이 노후 자금 운용에 직접 뛰어드는 '개인 운용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개인형 퇴직연금(이하 IRP)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하 DC) 계좌 내 ETF 투자 금액은 지난해 말 1조7648억원에서 지난 10월 기준 3조384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배에 달하는 금액이 몰리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10월 전체 퇴직연금 투자 금액 중 ETF 투자 금액이 지난해 말 3조4000억원에서 올 9월 5조8000억원으로 약 7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년 간 퇴직 연금 계좌 내 ETF 전체 투자 금액이 5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자본시장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전체 퇴직연금의 평균 운용 수익률은 연 2.9%대로 기록됐다. 이는 같은 기간 평균 물가 상승률인 연 2.8%(국가통계포털, 2025)와 비슷하며, 같은 기간 평균 의식주 물가 상승률인 4.6%(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ETF는 노후 자금 운용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가 간편하면서도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액티브 펀드 대비 낮은 운용 수수료로 장기간 운용해야 하는 연금 자산에 최적화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개인들은 세제 혜택이라는 큰 틀 안에서 수익률을 높여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후 자금의 운용 방식이 원리금 보장에서 ETF 중심으로 옮겨가는 현상은 저성장 시대의 필연적인 결과이자,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려는 개인의 능동적인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퇴직연금의 패러다임을 '자금 보관소'에서 '장기적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재정의하고, 수익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서희림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