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 10나노 벽 뚫는다…초정밀 EUV 장비 도입

성상영 기자

2025-09-03 16:43:20

ASML 하이 NA EUV 이천 M16에 반입
기존 대비 정밀도 1.7배, 집적도 2.9배↑

SK하이닉스 경영진이 3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하이 NA EUV' 장비 반입을 축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경영진이 3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하이 NA EUV' 장비 반입을 축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SK하이닉스가 10나노미터(㎚·1㎚=10억분의1m)급 미만 D램을 개발·양산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현재 양산 중인 10나노급 6세대보다 집적도를 더 높인 차세대 D램 분야에서도 SK하이닉스가 '최초'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SK하이닉스는 3일 양산용 '하이 NA EUV(극자외선)' 장비를 경기 이천 M16팹(생산 공장)에 반입하고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행사에는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과 이병기 제조 기술 담당 부사장, 김병찬 ASML코리아 등이 참석했다.

하이 NA EUV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회로를 그려 넣는 노광 장비 일종이다. NA는 개구수(開口數)를 뜻하는 광학 용어로 렌즈가 빛을 얼마나 많이 모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NA 값이 클수록 빛을 더 좁은 면적에 집중적으로 쬘 수 있어 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일 수 있다. 하이 NA EUV 장비는 현존 노광 장비 중 가장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도입한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제작한 '트윈스캔 EXE:5200B'이다. 이 장비는 하이 NA EUV 최초의 양산용 모델로 기존 EUV 장비(NA 0.33) 대비 40% 향상된 NA 값(0.55)을 자랑한다. 해당 장비를 사용하면 1.7배 더 정밀한 회로 형성이 가능하고 2.9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다.

김병찬 ASML코리아 사장은 "하이 NA EUV는 반도체 산업 미래를 여는 핵심 기술"이라며 "SK하이닉스와 긴밀히 협력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혁신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에서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한 곳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이번 장비 반입을 통해 기술 장벽으로 꼽히는 10나노급 미만 D램 개발과 양산에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갈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나노급 4세대 D램 제조에 EUV 장비를 도입한 이후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D램 분야에서도 집적도 향상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회로를 더 정밀하게 구현할수록 웨이퍼당 칩 생산량이 늘어나고 전력 효율과 성능이 함께 개선되기 때문이다.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기존 EUV 장비를 넘어서는 차세대 장비가 필요한 이유다. SK하이닉스는 하이 NA EUV 장비 도입을 통해 기존 EUV 공정을 단순화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속도를 높여 제품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차선용 SK하이닉스 CTO는 "이번 장비 도입으로 회사가 추진 중인 미래 기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며 "급성장하는 AI와 차세대 컴퓨팅 시장이 요구하는 최첨단 메모리를 가장 앞선 기술로 개발해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howing1991@naver.com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