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이츠마트' 축소 운영…'쇼핑' 탭 신설
국내 퀵커머스 경쟁 '치열'…배민, 지난해 첫 흑자
"유통업계 퀵커머스 붐…장기적으로 바라봐야"

국내 유통업계에서 퀵커머스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츠가 강력한 후발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경쟁사들을 의식해 공격적으로 퀵커머스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해석이다.
◆ 쿠팡이츠 '쇼핑' 탭 신설…셀러 입점 오픈마켓 형식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앱에 '쇼핑' 탭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서울 전역에서 입점 셀러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 해당 서비스는 서울 강남구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으로, 쿠팡이츠는 올 하반기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했을 때와 상반된 방식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2021년 식품, 생필품 등을 즉시 배달하는 '이츠마트' 서비스를 도입하고 송파구로 시작해 강남구·서초구·강동구 등으로 범위를 점차 확장했다.
당시 쿠팡이츠는 전담 배송 기사를 물류센터에 상주시킴으로써 배달시간을 단축, 직매입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음식 배달 앱으로 구축해온 '빠른 배달' 이미지 앞세워 이츠마트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츠마트는 출범 이후 2년 만에 강남구·서초구에서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는 송파구 1개 지역에서만 운영되고 있을 뿐더러, 아직도 시범 운영 상태에서 진전되고 있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3년 쿠팡이츠가 이츠마트 서비스를 대부분 지역에서 축소하던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물류 센터 구축을 위한 비용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직매입 상품을 취급하는 퀵커머스 사업의 경우 지역마다 물류 거점을 확보해야만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 비용이 따른다.
이에 쿠팡이츠가 4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오픈마켓 형태의 퀵커머스는 투자 비용에 대한 위험성을 보완하고 새롭게 퀵커머스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 5조원 육박…관건은 '선점'
쿠팡이츠는 배달앱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현재 쿠팡이츠는 배달앱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 다각화보다는 기존 서비스에 집중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서 2021년 1조 2000억원으로 성장, 올해는 5조원에 육박하는 전망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빠른 속도로 성장한 시장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실제 퀵커머스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운영하는 B마트를 제외하고 뚜렷한 흑자를 내는 곳은 극소수로 알려졌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배민의 경우 퀵커머스 시장을 선제저그로 진출해 '선점' 효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지난 2019년 출범한 배민의 '장보기·쇼핑' 서비스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배민의 퀵커머스 사업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대를 기록,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는 B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75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배민은 직매입 상품을 배송하는 'B마트'와 편의점, 개인 판매자를 입점시켜 주문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마켓 형식의 배민스토어(구 별칭) 두 가지를 모두 운영하고 있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매입 상품을 취급하는 B마트의 경우 현재 서울, 경기, 대전 등 전국 각지에 약 70여개 자체 도심 물류센터(PPC)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배민은 오픈마켓 형태의 퀵커머스 사업 확장에서도 힘을 쏟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대표 편의점 4사를 선제적으로 입점시켰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쥬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까지 입점하며 판매 상품을 다각화하고 있다.
여기에 요기요, 네이버 등 다양한 업체들도 퀵커머스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퀵커머스' 붐이 나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퀵커머스 사업의 경우 투자 비용 대비 매출 단가가 낮다는 특성이 있어, 단기간 내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오픈마켓 형식의 퀵커머스 사업은 직매입 상품을 취급하는 방식에 비해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매출로 연결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점'하는 것이 결정적인 성공 요소로 꼽히기 때문에 후발주자 업체들에게는 유리하지 않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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