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눈] 어른들은 왜 잘못을 반복하는 것일까?

기사입력 : 2020-07-30 09: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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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호 / 개포고등학교
며칠 동안 폭행과 폭언, 그리고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자살한 운동선수 이야기로 사회가 시끄럽다.

이번 사건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체육계 인재인 한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슬픈 사건이다.

어른들은 늘 10대인 우리들에게 말한다. 싸우지 말고, 왕따 시키지 말고, 거짓말 하지 말고, 폭력을 쓰지 말고, 험한 말을 사용하지 말고. 그런데 이번 사건은 이 모든 것들을 어른들이 수 년 동안 해왔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어른들이 이렇게 무책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적지 않은 어른들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례가 바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체육계의 폭력과 폭언이다.

1년 전 조재범코치의 폭력과 성폭행으로 대한민국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자살한 선수의 폭력과 폭언의 시기를 살펴보면 1년 전 조재범 코치의 일로 체육계가 시끄러웠던 그때도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관련 공무원들과 체육계에서는 재발방지 조치를 쏟아냈고, 전수조사를 한다고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재발방지와 전수조사는 어떻게 된 것일까? 비단 1년 전 사건이 아니라고 해도 체육계의 폭언과 폭력, 성폭력은 뉴스에 자주 나오는 사건들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앵무새처럼 해당 책임자들은 재발방지책을 언급해 왔다.

재발방지란 무엇일까? 인터넷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재발방지란, 어떤 문제나 질병 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미연에 대처하고자 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전적의미로 본다면 그 많은 폭력과 폭언, 성폭력 사건들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고,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피해 선수가 자살까지 이어지면 안 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관련 책임자는 재발방지책을 잘 만들어야 했고 사건이 터지면 안됐던 것이다. 그런데 그 많은 재발방지 조치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또 다시 재발방지 조치라니... 예전과 다른 사건사고도 아닌데 말이다.

책임자의 대처 외에도 이 사건을 통해 또 다른 놀라움을 경험했다. 폭력을 행한 가해자인 감독과 팀닥터, 선배2명에 대한 분노는 당연하지만 필자의 분노를 더 자극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관련 책임 기관인 경주시청과 국가인권위원회, 경주시체육회, 대한 체육회의 무책임이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피해선수의 피해내용을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조치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민의 인권보호에 관한 여러 가지 활동을 담당하는 곳이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피해 선수의 제보를 그냥 지나쳤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피해선수의 폭력과 폭언 제보 시기 우리나라에서 큰 사건이 있었던 것일까? 국가인권위원회가 그 역할을 못할 만한..많은 어른들은 무책임하다. 다들 공부 열심히 해서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고 높은 책임자가 됐을텐데 그 똑똑한 어른들에게는 스포츠선수의 피해사항 따윈(?) 중요치 않았던 것일까?

피해선수를 폭행하고 죽음으로까지 밀어낸 가해자는 감독과 팀닥터, 그리고 가해 선배2명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 기관의 담당자와 피해선수의 제보를 외면해 온 해당 기관의 담당자 역시 그들과 같은 가해자가 아닐까.

이 사건은 아직 미성년자인 우리들도 다 알고 있는 상식을 많은 어른들은 모르거나, 무시해서 나온 결과인 것이다. 이번에 고민해서 발표하게 될 재발방지책이 얼마나 그 효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정말로 재발방지책이 효과가 있는지는 1년 후면 알게 되지 않을까? 아니 1년보다 짧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재발방지책이 나오기 전에 체육계의 폭력‘ME TOO’ 운동이 다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이제까지 숨겨왔던 비밀스러운 폭력과 폭언을 알리고 문제를 드러내 가해자는 엄중한 징계로, 피해자에 대해서는 피해방지와 피해자 보호, 그리고 피해자를 제대로 도울 수 있는 진정한 재발방지책이 나오길 바라기 때문이다. 잘못을 반복하는 것은 형식적인 책임에서 시작하여 무관심으로 끝났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형호 / 개포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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