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백과 - ADHD 이야기 20. 대체의학이 장악한 ADHD 시장

이병학 기자

2018-11-09 10:28:31

마음건강백과 - ADHD 이야기 20. 대체의학이 장악한 ADHD 시장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미국의 ADHD, 틱장애, 자폐 스펙트럼 등 소아정신질환을 둘러싼 시장의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이 중 90퍼센트의 비용이 현대의학이 아닌 근거가 희박한 치료법인 보완대체의학에 사용된다. 미국 덴버대의 페닝턴 교수는 소아정신질환 분야에서 사람들이 대체의학을 더 많이 찾는 이유에 대해 ADHD를 비롯해서 소아 정신질환 자체가 만성적이고 완치가 어려워 현대 의학보다 더 나은 치료법을 바라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며, 수익성이 매우 높아 자신의 경력을 과장한 후 최신 광고기법으로 치료효과를 믿게만 하면 뒤탈 없이 돈 벌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광고기법 5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치료는 증상만을 치료할 뿐이라고 폄하하고, 근본 원인을 완치시키는 치료를 강조하는 것이다.

둘째, 병원에서 들은 진단명과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마케팅이다. '좌우뇌 불균형', 'ADHD는 장이 문제', '신체의 축이 틀어졌다'와 같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사실을 새롭게 알아낸 것처럼 말해준다. 실상은 그다지 새로운 사실은 없고 많은 아이에게 일반적으로 있는 특징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뿐이다.

셋째, 화학 물질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현대 의학에서 사용하는 약, 특히 스테로이드, 항우울제, 항생제, 백신이 해로운 화학 물질인양 부작용을 강조한다. 대신 천연 물질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넷째, 우울증 약이나 ADHD 약의 효과는 일시적이므로, 근본적인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는 마케팅이다. 아이가 평생 약에 의지하게 되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끔찍한 부모는 면역력 증강에 마음이 기울게 된다. 몸에 좋은 음식도 면역력을 키워주겠지만, 세균이나 발달 지연을 이겨내게 해줄 정도는 아니다.

다섯째, 우울증이나 ADHD 약이 장기적 효과가 없다거나 진단이 잘못되었다고 왜곡하는 마케팅이다. 장기 효과가 있지만 부모들은 확실하게 말하는 이들의 얘기를 쉽게 믿는다.

이들이 즐겨서 파는 소아정신질환의 대체의학 치료는 크게 4가지로, 청각 분야, 시각 분야, 운동·전정기관 분야, 식이·영양소 분야 등이다.

첫째, 청각 분야에는 베라르 치료, 토마티스 치료, 청각통합 치료 같은 게 있는데, 예전에 유행한 엠씨스퀘어도 같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들은 소리를 듣다보면 뇌 또는 청각기관이 변화된다는 주장을 하며, 기적적인 치료 사례를 소개한다. 적용되는 질환도 매우 광범위해 ADHD, 자폐, 학습 장애, 난독증은 물론이고 행동, 성격, 음악, 운동 능력 모두를 향상시켜 준다고 광고한다.

둘째는 시각분야다. 글자가 흔들려 보이는 얼렌 증후군을 교정하는 얼렌 렌즈, 눈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도와주는 안구운동, 움직이는 글자를 빨리 알아보다보면 글자를 터득할 수 있다는 시지각 치료 등이 있다.

셋째, 운동/전정기관 분야에는 몸의 위치감각과 관계된 전정기관의 이상으로 자폐가 발생한다고 믿는 ‘감각통합치료’, ADHD나 아스퍼거, 뚜렛병이 모두 좌우뇌 불균형에서 생기고, 특별히 개발한 운동으로 완치된다고 믿는 미국의 ‘브레인밸런스 센터’, 메트로놈에 맞추어 박자를 잘 맞추다 보면 ADHD, 학습부진이 좋아진다는 ‘인터랙티브 메트로놈’ 등이 있다. 미국의 브레인밸런스 센터에 대해 학자들은 그들이 변호사 비용의 절반만이라도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한다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넷째, 식이/영양 분야에는 식품첨가물이나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이 ADHD와 관련이 있다는 이론부터 시작해서 밀가루에 있는 루테인, 우유엔 든 카제인 성분이 문제라는 이론도 나온다. 최근에는 특정한 환경독소나 중금속이 많이 축적되어서 또 아연, 마그네슘 같은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문제라면서 해독, 배독하는 치료를 판다.

영국기자 디어는 예방접종, 해열제, 항생제, ADHD 치료제를 반대하고 자연 치유를 위해 환경독소를 해독하고 면역력을 늘리자고 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뭘 파는 사람인지 찾아보라고 한다. 이런 일에는 항상 돈이 관련되어 있다. 절대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다.

이병학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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