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일본기술이전-1]“국제협력 필요” 명분으로 한국에 기술이전 압박하는 일본

채명석 기자

2026-11-04 16:26:33

사이토 히데아키 일본조선공업회 전무이사 트레이드윈즈포럼서
“일본 조선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과제 중 하나로 LNG선 건조 재개”
꼽으며, “국제협력이 필요하고 한국이 유력한 후보라”라고 발언
공직자 출신 OECD 조선위원회 의장도 맡고 있어 언행 무게감 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은반선 사진=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은반선 사진= HD한국조선해양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조선산업 부흥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자극 건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일본이 한국에 관련 기술을 이전해 달라는 요청의 수준을 넘어 국제협력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공론화하며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일본은 독도와 같은 정치‧사회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D램 반도체 세계무역기구(WTO) 통상 분쟁 등 경제‧산업 문제에서도 국제 여론을 움직여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우방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버리는 방식으로 한국을 구석에 몰아 넣는 전략을 자주 활용해 왔다.

자국 산업이 위축되어 자멸해서 경쟁력을 상실한 LNG선 건조 기술을 이전해 달라는 요청도 기업과 산업 간 협의로 풀기에 앞서 양국 정부 간 정치적 거래로 몰고 가고 있었는데, 최근엔 아예 국제적인 공식 석상에서 한국의 기술이전 필요성을 강요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이토 히데아키(Hideaki Saito) 일본조선공업회(Shipbuilders’ Association of Japan, SAJ, 이하 공업회) 전무는 지난달 29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십오너스 포럼(Shipowners Forum)’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10년 전 마지막으로 LNG운반선을 인도했던 일본은 다시 이 시장으로 복귀하려 하고 있다”면서, “현재 LNG운반선을 건조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며, 일본은 이들 중 한 국가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히데아키 전무는 “일본 조선업계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넘어, 액화 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LNG 연료 추진선, 그리고 암모니아 및 수소 관련 기술과 같은 ‘블루 오션’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일본조선공업회 전무라는 직함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그렇다고 업계 입장만 대변했다고 볼 순 없다. 히데아키 전무는 국토교통성에서 오랫동안 조선 행정을 담당한 관료 출신으로, 일본 정부와 공업회 회원사, 즉 업계건 소통을 담당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올해 8월 1일부터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 조선위원회(OECD Shipbuilding Committee)’ 회장을 맡고 있다. 일본인이 이 위원회 의장을 맡은 것은 60년 역사상 처음이다. OECD 조선위원회는 세계 조선산업의 불공정 거래와 정부 보조금을 규제하고 정상적인 공정 경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조선업계 유일의 정부 간 공식 협의체다. 공식 명칭은 ‘이사회 산하 조선작업반(Council Working Party on Shipbuilding)’이며, OECD 내에서는 흔히 ‘WP6’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정리하자면, 히데아키 전무는 일본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 입안 및 실행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공직자 출신이자, 민간 대표 기구인 공업회 중역으로 정부의 정책 제정을 위한 목소리를 전하고 있으며, 전 세계 조선업계의 공정 질서 확립을 담당하는 기구의 대표다. 따라서 그의 말과 행동은 한국 정부와 조선업계게 단순히 보고 듣고 넘길 수 없는 무게감을 갖고 있다.

양국 정부 간 또는 기업 간 협력 체결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가 공개석상에서 이를 다시 언급한 것은 일본의 LNG선 건조 재개를 위한 한국과의 기술협력 논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국제사회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일종의 여론 환기용 발언으로 보인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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