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사이드] 이마트·롯데케미칼, 영업익으로 이자 충당 못해...삼성전자는 이자보상배율 300배 넘겨

조재훈 기자

2026-11-03 15:05:27

이마트 0.53배로 2년째 '빨간불'…2분기 영업손실 430억
롯데케미칼 0.68배…흑자 전환에도 비용 처리 이자 52%↑
포스코·현대차 배율 뒷걸음…현대차 25배→16배

이마트 스타필드 마켓 죽전 전경. 이미지 = 이마트
이마트 스타필드 마켓 죽전 전경. 이미지 = 이마트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반도체 호황이 대기업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빌린 돈의 이자를 감당하는 힘, 이자보상배율은 업종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1년 새 몇 배로 불어나는 사이 유통과 석유화학 대표 기업은 본업에서 번 돈이 이자비용에도 못 미쳤다.

실제로 10대 그룹 대표 계열사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케미칼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했다. 이마트는 2년 연속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돌았다. 롯데케미칼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비용으로 잡힌 이자가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자보상배율은 300배를 넘었다.

<빅데이터뉴스>가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10대 그룹 대표 계열사 10곳 가운데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은 이마트와 롯데케미칼 2곳이다. 1년 전보다 배율이 낮아진 곳은 이마트·포스코·현대자동차 3곳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본업으로 번 돈이 이자의 몇 배인지 보여준다. 배율이 1배를 넘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고도 돈이 남는다. 1배 미만이면 영업이익만으로는 그 기간의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부족한 돈을 보유 현금이나 추가 차입으로 메워야 한다.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본업 이익이다. 이자비용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등 빌린 돈에 붙는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한 금액이다. 수치는 모두 자회사 실적까지 합친 연결 기준이다. 분석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 1일 기준으로 지정한 자산총액 상위 10개 그룹의 대표 계열사다. 대표 계열사는 그룹마다 지주사와 금융사를 뺀 계열사 가운데 상반기 연결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이다. 금융 계열사 중심인 농협 대신 신세계그룹이 포함됐다.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마트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53배로 지난해 상반기 0.69배보다 낮아졌다. 이마트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4조385억원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25.2% 감소한 1353억원이다. 이마트의 이자비용은 1.9% 감소한 2556억원으로 영업이익보다 1203억원 많다. 이자비용 감소율보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더 컸던 탓에 배율이 낮아졌다.

이마트는 1분기에 178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분기(4~6월)에는 4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216억원이었다. 이마트의 6월 말 연결 기준 차입금과 사채는 지난해 말 대비 10.0% 증가한 9조4548억원이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지난해 말 3조1114억원에서 4조5025억원으로 44.7% 늘었다.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빚은 그 안에 갚거나 새로 돈을 빌려 막아야 한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9% 감소한 1조1875억원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현금과 만기 3개월 이내 예금 등을 말한다. 석유화학 기업인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68배다.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10조6769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183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771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케미칼의 이자비용은 51.7% 증가한 2692억원이다. 흑자로 돌아선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856억원 많다. 롯데케미칼에서 발생한 이자 총액인 이자비용 소계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2794억원이다.

이같은 차이는 적격자산의 원가에 포함된 금액에서 나왔다. 적격자산은 공장처럼 짓는 데 오래 걸리는 설비를 말한다. 회계기준은 설비를 짓는 데 들어간 차입금의 이자를 비용이 아니라 설비 원가에 넣도록 규정한다. 공사 기간에는 해당 이자가 손익계산서의 비용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 이자 1185억원을 설비 원가로 돌렸다. 올해 상반기 설비 원가로 돌린 이자는 102억원에 그쳤다. 설비 원가로 돌린 이자가 1083억원 줄면서 그만큼 손익계산서의 이자비용이 늘었다. 롯데케미칼의 6월 말 연결 기준 차입금과 사채는 지난해 말 대비 9.2% 증가한 10조2654억원이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10.3% 증가한 4조9004억원이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3.7% 감소한 1조4278억원이다.

포스코홀딩스 산하 철강 회사인 포스코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3.03배로 이마트·롯데케미칼 다음으로 낮다. 포스코의 배율은 지난해 상반기 3.64배에서 낮아졌다. 포스코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22조9110억원이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33.0% 감소한 7511억원이다. 포스코의 이자비용은 19.5% 감소한 2478억원이다. 이자비용 감소율보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더 컸던 탓에 배율이 낮아졌다.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15.89배로 지난해 상반기 25.12배에서 낮아졌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25.8% 감소한 5조3656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의 이자비용은 17.2% 증가한 3376억원이다. 현대자동차의 연결 실적에는 차량 할부금융 등을 하는 금융부문이 포함된다. 완성차를 만들어 파는 차량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한 3조8453억원이다. 금융부문의 영업이익은 9.3% 증가한 1조3382억원이다.

방산·항공엔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6.82배로 지난해 상반기 5.64배에서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이익은 44.1% 증가한 2조44억원이다. 이자비용도 19.1% 증가한 2939억원이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이 더 높았다.

자료 = 데이터앤리서치 제공 / 이미지 = 클로드 제작
자료 = 데이터앤리서치 제공 / 이미지 = 클로드 제작

가전·TV 기업인 LG전자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10.61배로 지난해 상반기 6.33배에서 높아졌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71.3% 증가한 3조2528억원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이자비용은 2.2% 증가한 3066억원이다.

HD현대그룹의 정유사인 HD현대오일뱅크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16.44배다.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2조75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10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17.8% 감소한 1678억원이다.

GS그룹의 정유사인 GS칼텍스의 상반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64.15배다.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4조187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414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32.1% 감소한 653억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자보상배율은 1년 새 30배대에서 300배대로 올라섰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 기업인 삼성전자의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1.4% 증가한 146조7252억원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이자비용은 46.2% 증가한 4747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상반기 35.00배에서 309.11배로 높아졌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489.4% 증가한 98조1529억원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이자비용은 32.8% 감소한 3213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이자보상배율은 34.84배에서 305.51배로 높아졌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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