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투자 결과 손실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에는 본질적으로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핵심은 투자금을 받을 당시 상대방에게 투자자를 속여 돈을 받을 의도가 있었는지, 그리고 투자자가 돈을 지급하도록 만든 설명에 허위가 있었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투자금을 받은 사람이 실제로는 일정 기간 내 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원금을 반환할 것처럼 거짓말하고, 투자자가 이를 믿고 돈을 지급했다면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때 사기의 고의가 있었는지는 투자금을 받은 이후가 아니라 투자 약정 당시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투자사기 사건에서는 투자 권유 당시 어떤 설명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사업계획서나 투자설명 자료, 원금보장 및 수익률을 약속한 문자·메신저, 통화 내용, 계좌이체 내역뿐 아니라 실제 투자처와 자금 사용처가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투자받은 돈을 약속한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다른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돌려막았다면 사기의 고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한편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원금 또는 그 이상의 지급을 약속하고 자금을 모집한 경우에는 사기죄 외에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대법원 역시 유사수신행위와 별도의 기망행위가 있었다면 두 범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투자금 반환이 지연됐다는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돈을 받을 당시의 사업 상황과 자금 흐름, 투자자에게 제공한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김성민 빅데이터뉴스 기자 ksm@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