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온라인 성인물 시청 행위가 법적 처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믿어왔던 통념은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시행 이후,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결과물을 단순히 시청하거나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엄중한 형사 처벌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결과물을 소지,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번 AVMOV 사건에서 수사 기관이 가장 주목하는 대상은 포인트 결제를 통해 영상을 내려받은 유료 회원들이다.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서 서버에 남겨진 결제 데이터는 지울 수 없는 ‘디지털 지문’과 같아, 이를 통해 이용자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로 활용된다. 단순히 사이트에 접속한 수준을 넘어 포인트를 충전하고 특정 영상을 선택해 내려 받았다면, 수사 기관은 이를 명백하고 적극적인 소비 행위로 판단한다. 따라서 수사 과정에서 "단순 호기심이었다"거나 "우발적인 클릭이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수사 기관이 확보한 로그 기록과 대치되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더욱 치명적인 대목은 내려 받은 영상물 속에 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을 때 발생한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이 발견된다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 혐의가 적용되는데, 해당 죄목은 벌금형 규정이 아예 존재하지 않고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어 벌금형 선고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며, 초범이라 할지라도 구속 수사나 실형 판결의 위험이 매우 크다.
또한 불법촬영물 소지죄는 단순히 하드디스크에 파일을 저장하는 행위뿐 아니라, 클라우드 자동 동기화나 메신저 내 보관함에 남겨둔 기록까지 모두 포함한다.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 기관은 스마트폰과 PC 등 모든 디지털 기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과거에 삭제했던 다른 불법 영상들이 복구되어 별건의 범죄 혐의가 추가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디지털 포렌식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삭제된 파일이라도 복구가 가능하므로, 수사가 시작된 시점에서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로엘법무법인 이태호 대표 변호사는 "AVMOV 사건은 경찰이 서버를 통째로 확보하여 유료 결제자와 다량 다운로드 이용자를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과거의 유사 사례들보다 훨씬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된다. 경찰이 이미 대규모의 결제 내역과 다운로드 로그를 확보한 상태에서는 언제든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어 주거지나 직장으로 수사관들이 들이닥칠 수 있으므로 막연한 낙관론에 기대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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